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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Feb 09.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60 핑계말고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이영표 <성공이 성공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다>


축구하다가 그만둔 분들을 만날 때가 있어. 그분들한테 ‘왜 운동 그만두셨어요?’하고 물으면 대답이 다 비슷해.


계속 축구 했으면 차범근보다 잘 나갔을 텐데, 코치가 맘에 안 들어서 등 이 가운데 하나야. 아무도 ‘내가 못해서’라는 말을 안 해.


시합할 때도 그래. 늘 이길 수는 없잖아. 그런데 지면 핑거리를 찾아. 실력이 없어서 졌다는 말은 안 해.


또 안타깝게도 흔한 일이 돼 버렸지만 범죄자들마저 잘못을 인정하지 않잖아. 절대로 자기가 안 했다고 잡아떼다가 증거가 발견되고 궁지에 몰리면 나는 피해자라고 강변하지.


이영표 <성공이 성공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다>



“세평 선생님, 최근 수강생들로부터 강의 평이 좋지 않아요.”


“그런가요? 그건 학생들이 제 강의에 못 따라와서 그런 겁니다.”


“흠…….”


아마 십 년도 더 된 이야기다. 나는 사회생활 첫 스타트를 학원 강사로 끊었다. 당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쳤는데, 수입도 나쁘지 않았고 일도 나름 재밌었다. 가끔 학원에서 중학교 전담 선생님들과 마주치면 그들은 고등학교 전담인 내가 부럽다고 했고, 그럼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학원 원장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요즘 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가 좋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자존심이 상했다. 당시 젊은 혈기로만 가득했던 나는 원장님 말씀에 반발하며, 내 수업은 문제가 없는데 학생들 태도가 문제 있어 그런 거라며 겸손하지 못하게 핑계만 둘러댔다.


그렇게 원장님과 나 사이에 있던 갈등은 날이 갈수록 더 깊어져만 갔고, 결국 나는 학원을 나가게 되었다.


‘내 수업에 문제가 있다고? 학생들이 문제인데 왜 자꾸 나한테 뭐라고 하시는 거지?’


‘두고 보자. 다른 학원에서 내 실력을 입증해 보이겠어!’


나는 다른 학원에서 학원 일을 계속 이어갔다. 그런데 새 학원에서도 내 수업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고, 나는 고등학교 전담에서 중학교 전담으로, 그리고 초등학교 전담으로까지 강등(?)당했다. 그렇게 온갖 수모를 겪고서 나는 결국 강사 일을 접게 되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으로 유명한 이영표 전 선수의 저 <성공이 성공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다>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다.



“축구하다가 그만둔 분들을 만날 때가 있어. 그분들한테 ‘왜 운동 그만두셨어요?’ 하고 물으면 대답이 다 비슷해. 계속 축구했으면 차범근보다 잘 나갔을 텐데. 코치가 맘에 안 들어서 등 이 가운데 하나야.”


“아무도 ‘내가 못해서’라는 말을 안 해.”



그 당시의 내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얼굴이 화끈거린다. 당시 내 수업은 분명 엉망이었을 거다. 그런데 내 수업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에도 나는 자존심때문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때 내가 수업을 못한다는 걸 인정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문제를 내 자신에게서 찾지 않았다. 그저 원장이 별로였다니, 학생들 태도가 문제였다니 그런 핑계들만 둘러댔다.


그렇게 학원 일을 그만두고 나는 3년이라는 긴 취준생 시절을 호되게 보내고(?) 지금의 회사를 입사했다. 지난 취준생 시절이 정말 어찌나 힘들었던지, 이제는 뭐든 그저 겸손하고 감사하게 일하고 있다. 일하다 잘못한 게 있으면 핑곗거리를 찾느니 그냥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그리고 어떻게든 고치려고 노력한다.



“시합할 때도 그래. 늘 이길 수는 없잖아.”


“그런데 지면 핑계거리를 찾아. 실력이 없어서 졌다는 말은 안 해.”



작년에 우리 팀으로 들어온 신입사원이 있었다. 그 친구는 일 하나 처리하는 거에도 어찌나 실수가 많던지, 심지어 그 친구 때문에 우리 팀 실적이 엉망이 되기도 했다. 결국 팀장님이 참지 못하고 폭발하셨다. 팀장님은 그 친구를 호되게 야단을 쳤다. 그러나 그 친구는 반성은커녕 그저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충 둘러대기만 했다. 응?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인데?



“또 안타깝게도 흔한 일이 돼 버렸지만 범죄자들마저 잘못을 인정하지 않잖아. 절대로 자기가 안 했다고 잡아떼다가 증거가 발견되고 궁지에 몰리면 나는 피해자라고 강변하지.”



혹시 당신도 직장에서 일하는 중 자신도 모르게 그저 핑곗거리를 찾고만 있는지 한번 묻고 싶다. 만약 당신이 그렇다면 이제 핑곗거리 찾는 건 그만두도록 하자. 그냥 ‘내가 못해서’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당신은 뉴스에 나와 시치미나 떼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이영표 선수는 자신의 또 따른 저서 <생각이 내가 된다>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노력은 겸손이다. 노력은 자신이 무언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발전하기 하는 행위다.”


“진짜 겸손한 사람은 ‘저는 잘 못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아는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겸손과 노력이 아닐까? 만약 우리에게 겸손과 노력이 있다면, 나를 향한 남들의 지적이 그저 기분 나쁜 소리로만 들리는 게 아닌, 오히려 내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의 소리로 들리지 않을까?


난 앞으로 당신의 직장생활 가운데 이제 핑계 말고 겸손과 노력을 겸비한 직장인이 되길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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