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해보니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내가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잘^^.
그럼에도 우리는 내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착각한다. 심지어 내가 자리를 비우면 회사에 큰일이라도 날 것 마냥 걱정한다. 마치 자신이 마치 히어로(hero)라도 된 줄 알고 말이다.
사실 내가 그랬다. 나는 메시아 콤플렉스라도 있었던지 우리 팀은 나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며 늘 난리법석을 떨었다. 어느 정도 난리법석이었냐면 나는 휴가도 자진반납, 매일 야근을 자청했다. 심지어 내 일뿐만 아니라 팀원들 일까지 도와가며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뜬금없이 유행성 결막염에 걸렸다. 아무래도 전염성 눈병이다 보니 주위에 옮길 수도 있어 나는 강제로 회사에 출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눈병으로 회사를 몇 주 쉬게 되었다. 나는 쉬는 동안에도 내가 없는 동안 팀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아 걱정했다. 그렇게 며칠 뒤 몸이 완쾌되어 출근했던 나는 깜짝 놀랐다. 헐? 그동안 나 없이도 팀은 아주 잘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던 거다.
이런 일도 있었다. 나는 원인모를 급성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한 적이 있다. 나는 병실에 누워있으면서도 나 없이 고생하고 있을 팀원들이 생각나 계속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 퇴원하고 회사에 출근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나는 깜짝 놀랐다. 팀원들은 내가 있든 없든 아주 잘 지내고 있었다. 나 없는 동안 팀원들은 고생은커녕 회식도 여러 번하고 아주 유쾌한 회사생활 중이었다. 나는 대체 누굴 위해 미안해하고 있었던 걸까?
<유쾌한 소통의 법칙67> 저자 김창옥 교수는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내가 세상을 다 짊어지지 않아도 세상은 충분히 잘 돌아간다."
나는 여러분에게 한번 묻고 싶다. 혹시 당신에게 ‘메시아 콤플렉스’가 있지 않은지? 내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큰 착각에 빠져있진 않은지?
만약 육체든 정신이든 당신 몸이 좋지 않다면, 그냥 회사 일은 신경 쓰지 말고 맘 편히 집에서 며칠 쉬어라. 물론 당신이 쉬게 되면 동료 중 누군가 당신 업무를 대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당신은 당신의 업무를 대직하는 동료에게 미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픈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은 사치다. 일단 몸 회복이 우선이다. 그리고 내가 어서 건강하게 복귀하는 것이 동료들을 위한 거다.
최근 나는 몸이 좋지 않아 회사를 몇 달 쉬게 되었다. 몸이 아파 쉬는 게 당연했어도 나는 정말 망설였다. 당시 우리 팀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난 회사를 쉬게 되었고, 그로부터 얼마 뒤 직장동료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 없이도 우리 팀이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