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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Mar 06.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84 독서연애 직장인

[직장인 책 추천]  <아들러에게 사랑을 묻다> 기시미 이치로


이 세상에서 남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이 2가지 있다. ‘사랑’과 ‘존경’이다.


‘나를 사랑하라’거나 ‘나를 존경하라’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존경도 사랑도 받을 수 없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다.


단, 연애는 비즈니스가 아니라서 상대를 사랑한다고 해서 사랑하는 대가로 반드시 사랑받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사랑받는 것을 바라는 것이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사랑받고 싶다면 상대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느냐 하면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이 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이라고 해서 특별한 커뮤니케이션을 능숙하게 할 필요는 없다. 이 사람과 대화를 하면 즐겁다. 그런 생각이 들 때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실없는 이야기여도 상관없다. 상대에게 잘 보이려고 평소에는 하지 않는 것들을 말해봤자 금세 탄로 난다.


기시미 이치로 <아들러에게 사랑을 묻다>



“저, 저기요…….”


“네? 아…….”


“혹시 여기가 OO부서가 맞아요?”


“아, 네, 네! 맞아요! 여기 OO부서 맞아요!”


발령받은 본사로 출근한 첫날이었다. 사무실에서 내가 앞으로 사용할 자리를 정돈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 등을 ‘톡, 톡’하고 두들겼다.


뒤를 돌아보니 어떤 귀엽게 생긴 분이 수줍게 내게 말을 거는 거였다. 어? 우리 회사에 이런 미인이 있으셨나?! 순간 심쿵(?)을 느낀 나는 3초간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양복을 입고 온 것을 보니 오늘 첫 출근한 신입사원인 것 같고, 아마 나와 같은 OO부서로 발령이 난 것 같다. 비록 나도 본사는 첫 출근이라 낯선 상황이었지만, 나름 늠름한 척을 하기 위해(?) 나는 그녀에게 여기가 OO부서가 맞다고 이야기해주며 앉을 곳을 안내해주었다.


‘우리 회사에 저렇게 귀여운 분이 들어오시다니……. 같은 팀에서 일하게 되면 좋겠다…….’


나도 모르게 속으로 음흉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 나의 기도가 통했던지 그녀는 나와 같은 팀으로, 심지어 바로 내 옆자리로 배정되었다.


‘이름은 이영희. 나이는 스물 여섯. 그럼 나이는 나랑 다섯 살 차이가 나겠구나…….’


그렇게 나는 영희 씨의 옆자리에서 행복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회사에 출근하면 나는 오늘은 어떻게 일을 할까 그런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오늘 영희 씨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다.


그러나 아무리 고민을 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ㅠㅠ! 그런데 문득 나는 내 고민을 해결하는 데에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후다닥 달려간 서점에서 마침 기치미 이치로 저 <아들러에게 사랑을 묻다>란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남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이 2가지 있다. ‘사랑’과 ‘존경’이다.”


“‘나를 사랑하라’거나 ‘나를 존경하라’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책을 읽다 만난 문장에 나는 흠칫했다. 그, 그렇군! 이 세상에서 남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게 바로 ‘사랑’과 ‘존경’이구나! 내가 아무리 직장선배라 하더라도 영희 씨에게 사랑과 존경은 강요할 수 없지! 뭐 이런 당연한 소리를!


그, 그렇다면 나는 영희 씨에게 어떻게 해야 사, 사랑…… 받을 수 있을까? 순간 부끄러웠지만 아무튼 나는 계속해서 책을 읽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존경도 사랑도 받을 수 없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다.”


“단, 연애는 비즈니스가 아니라서 상대를 사랑한다고 해서 사랑하는 대가로 반드시 사랑받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사랑받는 것을 바라는 것이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사랑받고 싶다면 상대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그렇구나! 영희 씨를 내가 먼저 좋아하면 되는 거였구만!! 어? 그런데 연애는 비니지스가 아니니까, 내가 영희 씨를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영희 씨가 나를 좋아할 거란 기대는 할 수 없는 거구나…….


그래도 영희 씨를 내가 먼저 좋아해야만 분명 시작할 수 있는 거니 나는 용기를 내야만 했다. 그래, 영희 씨도 나를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력해봐야겠다! 응? 그런데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거지? 그렇게 나는 계속 책을 읽어갔다.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느냐 하면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이 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 노력이라고 함은 먼저 내가 영희 씨와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것이었군! 그렇지.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꼭 필요하지…… 응? 근데 뭐가 좋은 커뮤니케이션이지?


큰일이다! 나는 내성적이고 말주변도 없어 솔직히 영희 씨와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자신이 없는데……. 혹시 책에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어떤 조언이 없으려나?



“‘좋은’이라고 해서 특별한 커뮤니케이션을 능숙하게 할 필요는 없다. 이 사람과 대화를 하면 즐겁다. 그런 생각이 들 때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실없는 이야기여도 상관없다. 상대에게 잘 보이려고 평소에는 하지 않는 것들을 말해봤자 금세 탄로 난다.”



아하!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이 사람과 대화를 하면 자연스레 즐겁다고 느끼는 뭐 그런 것인가……?


아오! 이게 말이야 쉽지!! 나는 진짜 말주변이 없단 말이다!!! 에고. 영희 씨가 나 같은 찐따랑 대화를 나누면서 과연 즐거움을 느낄 수나 있을까?



이영희: 저, 세평 주임님.


김세평: (영희 씨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지?)


이영희: 세평 주임님!!


김세평: 네, 네??


이영희: 한참을 불렀는데 대답이 없으셔서요.


김세평: 아아, 죄송해요. 인생일대에 엄청난 고민에 빠져서요…….


이영희: 아? (이건 뭔 소리이지?) 아무튼 주임님, 지금 부장님이 찾으세요.


김세평: 부장님이요? 음? 무슨 일이시지?


이영희: 그러게요. 급하게 찾으시는 것 같던데요. 어? 근데 주임님. 지금 읽고 계시는 책은 뭐에요? 표지가 너무 예뻐요. 응? <아들러에게 사랑을 묻다>……? 주임님 요즘 연애하세요?


김세평: 네? 아하하하하. 아니, 그냥 견문을 넓히기 위한 독서였습니다! 그냥 연애 아닌 독서…….


이영희: 네……. 아무튼 책 표지가 예쁘네요.


김세평: 그, 그렇죠? 아. 맞다. 혹시 이 책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라고 아세요?


이영희: 네? 잘 모르겠는데요. 이름을 들어보니 일본분이신 거 같네요?


김세평: 맞아요. 이분이 쓴 책들 중 가장 유명한 책이 바로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있어요.


이영희: 오! 저 그 책 알아요! 그 책 읽어보고 싶어서 따로 적어놓긴 했는데, 자꾸 안 읽게 되더라고요.


김세평: 진짜요? <미움받을 용기>는 꼭 읽어보세요. 진짜 재밌어요. 제 인생 책 중 하나거든요.


이영희: 오? 그래요?


김세평: 마침 제가 한 권 가지고 있는데요. 제가 한 권 드릴게요!


이영희: 헐? 괜찮아요, 주임님! 저 안 주셔도 돼요! 주임님 최애 책이라면서요.


김세평: 원래 최애인 도서일수록 공유하면서 읽는 기쁨이 있거든요! 자, 읽어보시고 싶으셨던 책인데 제가 기회를 드릴테니 꼭 읽어보세요!


이영희: 헐! 감사해요. 그래도 주임님. 제가 그냥 가지기엔 죄송하니까 다 읽고나서 꼭 돌려드릴게요.


김세평: 하하하. 책은 진짜 안 돌려주셔도 되고, 감상평만 돌려주세요.


부장님: 김세평! 왜 이렇게 불러도 안 와? 도대체 어디갔어!


김세평: 아아. 부, 부장님! 지금 갑니다!



지금도 가끔 나는 아내하고 아무사이도 아닌 시절(?)에 서로 공유하며 읽은 <미움받을 용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만약 그때 내가 <미움받을 용기>를 미리 읽지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면 과연 나는 당시 아내와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을까?


하하하. 그렇기에 사내연애를 꿈꾸는 직장인 당신에게 나는 독서할 것을 권한다. 직장인 당신이 오늘 무심코 읽은 책이 당신의 사내연애의 시작을 알리는 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날 내가 겪었던 것처럼, 직장인 당신에게도 그런 ‘독서연애’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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