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3화] 풍족한 삶의 갈망

단편

by 민이


마음속에서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하나만 먹기보단, 사이드 메뉴까지 넉넉하게 주문하는 게 좋다.


집에서 물건이 떨어져 가는 것 같으면 괜히 부족한 느낌이 들어 얼른 채워두고 싶다. 그러면 자연스레 인터넷 쇼핑을 시작한다.


요즘은 멋지고 유행하는 옷들이 눈에 띈다. 봄이 오니 새롭고 산뜻한 옷도 하나쯤 장만하고 싶은 마음.

“이 정도 집, 이 정도 차는 보통 갖는 거니까, 나도 필요해.”

새로운 물건, 맛있는 음식, 돈과 자원은 즉각적인 보상이고, 이미 충분해도 이상하게 더 갖고 싶다는 마음이 고개를 든다.


왜 사람들은 물건, 음식, 자원을 ‘풍족하게 누리기’를 갈망할까?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데, 막상 들여다보면 묘하게 복잡한 마음이 숨어 있다.

누구나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

한 번뿐인 인생, 부족함보다는 누리고 싶은 바람이 생긴다. 그리고 많은 사회에서 풍족함은 지위와 성공, 능력과 연결되어 있다.


좋은 물건은 능력의 신호가 되고, 풍족함은 사회적 인정이 되며, 부족함은 열등감이나 불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비교 의식과 인정 욕구가 풍족함에 대한 갈망을 더 자극하는 건 아닐까.

게다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디어도 이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현대 사회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들려준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도 근대 사회가 인간을 ‘소유 중심’으로 이끌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런 갈망은 과연 삶에 도움이 될까?

풍족함을 바라는 마음이 실행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능력·가치 상승과 수입 증가로 연결된다면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부작용 역시 분명하다.

욕구가 어느 순간 불안과 압박으로 변해

충동 소비나 과한 대출 같은 모순된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지금 부족하다”는 자책은 쉽게 쌓이고, 비교는 정신적 피로로 번진다.


결국 우리는 ‘풍족함을 원하는 마음’ 자체를 먼저 인지해야 한다.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향해 자동으로 끌려다니지 않도록.

작은 것을 나누는 소소함 속에서 기쁨을 찾는 일, 스스로 선택하는 검소함을 누리는 일 역시 충분히 가치가 있다.


가령,

값비싼 와인을 이따금 특별한 날에 마시는 기쁨과

매일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기쁨은 서로 다른 결이다.

많은 것 중의 하나일 때와, 없는 것 중의 하나일 때

소중함의 무게는 달라진다.


어쩌면 풍족함을 향한 갈망보다,

‘어떻게 누릴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는 마음이

우리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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