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탐방
나는 지방 사람이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이동성이 크지 않았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이 북적이는 풍경은 내게 흔치 않은 경험이다. 이번에는 큰마음을 먹고 서울 익선동으로 향했다.
익선동은 오래된 한옥과 트렌디한 가게가 공존하는 핫플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라 SNS와 유튜브에 자주 등장한다.
예전에는 친구와 함께 잠시 들렀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혼자다. 이곳에 꼭 다시 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지하철 풍경이 흥미로웠다.
대부분의 승객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낯설 듯 익숙했다.
혼자다 보니 내면 대화가 시작되었다.
시선이 멈춘 곳은 50대쯤 되어 보이는 단정한 여성. 브라우스 밑단에 묻은 커피 자국이 보였다. 오던 길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때, 옆자리에서 빨간 반팔 니트를 입은 할머님이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나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머쓱하게 말했다.
“에고, 옆에 계신 줄 모르고 넋 놓고 앉아 있었네요. 여기 앉으세요.”
한 정거장 뒤, 드디어 익선동에 도착했다.
처음엔 낯선 공기에 어색했지만, 이내 평온해 졌다. 복장에서부터 느껴지는 젊은이들의 창의성.
남의 시선보다 자신을 표현하는 자유로움이 감각을 깨웠다.
‘맞아, 세상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
그 순간, 좁았던 내 세상이 한 번에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산속에서만 살다 처음으로 도시에 나온 시골 소녀처럼. 시선을 돌려 현대식 한옥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눈에 담았다. 잠자고 있던 감각이 서서히 깨어났다.
지방에서 도보는 마주치는 사람이 고작 두세 명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무리 지어 거리를 가득 메운다. 걷다 보니 어깨가 부딪혔다. “앗, 죄송합니다.” 순간, 사방에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들려왔다.외국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이국적인 공기에 감성이 자극됐다.
좁은 골목 위로 걸린 전구들은 낮에도 은은히 빛을 품고 있었다. 예쁜 소품 가게와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예전에 친구와 왔던 이탈리안 식당이 떠올라 찾아갔다. ‘다시 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곳이다. 식당 안은 야자수를 닮은 커다란 식물들이, 벽과 중앙 테이블을 장식하고 있었다. 나는 글을 쓸 준비하고 중앙 자리에 앉았다. 양옆에는 외국인 커플이 맥주와 피자를 나누며 담소를 즐기고 있었다.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서울 익선동은 물리적으로는 가까웠지만 마음속 거리는 아득히 멀었다.
오늘, 나는 그 거리를 스스로 좁혔다.
이번 여정의 목적은, 트렌디한 한옥 감성이 나의 창의성을 간질이듯 깨워주길 바라며, 글을 쓰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풍미 가득한 토마토 바질 피자 한 입과 종로 맥주 한 모금에서 단번에 깨달았다.
“아, 이거구나. 이래서 내가 여기 온 거지.”
그 맛은 오늘 이후 오랫동안 내 글 속에 머물 것이다.
‘오늘의 순간이 앞으로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만족스러운 순간을 기록하며, 나는 또 한 걸음 내 세계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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