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상처받은 이력서를 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by Huh

1

꼭 뭔가 제대로 해보려면

내 머릿속엔 여러 생각이 밀려들고 또 정리되며

이를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차오른다.



2

지난 주말 조금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나는 나라는 사람,

내가 일하는 방식과 결과에 대한 뽕이 있는 사람이나

경력이직 시장 속 내가 가고 싶은 회사들은

나를 쉽사리 뽑지 않는다는 경험을 하곤,


언젠가 '띠발, 뭐가 문제야?' 싶어

몇몇 분께 이력서 피드백을 받은 적 있다.


그때 들었던 피드백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1) 직무의 연관성이 없다.

(유통했다가 사업개발했다가,

Web3 했다 AI 했다고요? 그래서 핵심이 뭐죠?)


2) 대기업에 너무 오래 다닌 경력은

요즘 시장에선 매력적인 포인트가 아니다.

(4~5년마다 점프점프 해주는 이력이 선호됨)


3) 자회사 팀장으로 재직한 기간이 너무 짧다

(하자 있어 보임)


4) 지금의 니 이력을 좋아할 회사는

소위 요즘 회사 아닌 올드한 회사일 것이다. 등



3.

어쨌든

이력서로만 나를 판단하는 것이 이직시장이므로,

이력서 기반으로 피드백을 받아보았으나 씁쓸했다.


한 회사에 잘 적응해서 오래 다닌 게

마이너스가 된다는 사실,


열심히 일해서 자회사 팀장으로 보내졌고


나 자신과 타인을 괴롭히는 것이 힘들어 그만둔 것이

하자 있음으로 연결된다는 사실.


네가 날 아냐? 싶은 마음이 울컥 올라왔지만

이내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2주 전, 블로그에도 쓴 어느 회사와의 면접.

https://m.blog.naver.com/woshihuh/223735630991


친절했던 2번의 면접 후,


사업을 빌미로

너무 놓아버린 이직이 생각나

부랴부랴 수정한 링크드인.


여기서부터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4.

지난 토요일 희준이와 신명 나게 놀던 중,

링크드인에서 왠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A사 30년 재직한 임원 출신의 헤드헌터인데,

A사의 특정직무가 나와 잘 맞아 보인다며

주말 중 이력서를 준다면

바로 제출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A회사는 나의 지난 이력을 활용할 수 있고,

내가 아는 사람도 많은 회사이기에

이미 지원한 바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토요일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이력서를 작성하여 그분께 드렸다.


내 스토리를 내가 추리기보다,

전문가인 헤드헌터가

내 이력서의 핵심을 추릴 수 있도록

RAW형식으로 이력을 쭉 정리해 보내주었다.


내 이력서에 대한

나의 생각, 궁금증, 고민 등도 함께.



5.

다음날 헤드헌터는 입바른 소린지 모르겠지만,

이력서를 왜 이렇게 잘 쓰냐고 물었다.


살다 살다 이런 얘긴 또 처음 듣네 싶어서,

나는 그분께 되물었다.


'그런 얘긴 처음 듣는다.

그동안 나는 이력서 직무연관성이 없고,

한 회사 경력이 너무 길며, 자회사 재직기간은 짧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


그는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회사는 원래 일 잘하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일을 다양하게 시킨다.

그렇기에 직무 연관성이 없다기 보단

다양한 일에 투입되었다는 인상을 받는다.


자회사 재직기간이 짧은 것은

나도 의문인 부분이지만,

너의 이력서를 보면

퇴사할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도 네가 정말 퇴사한 이유가 궁금하다.

무엇이 널 퇴사하게 만든 건지?


나도 니 서류가 뽑힐지 확답할 순 없으나,

나는 니 이력이 이 회사에 어울린다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같이 트라이해 보자.

니 경력 니 연봉 다 맞춰 보겠다 등.


그동안 내가 받았던 피드백과 정 반대의 이야기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나뿐 아니라 취업. 이직 시장 속

누군가에 의해 서류로만 평가받아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 의해 받는 피드백 = 나로 생각할

필요가 없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같은 서류를 보아도,

누군가에겐 올드패션, 하자로 느껴지는 포인트가

누군가에게는 능력으로 보인다는 것.


그렇기에 타인의 이야기는 늘 재미있지만,

꽤 의미 없기도 함을 느꼈다.



6.

나는 나 자신만이 정의 내릴 수 있다.

내 장점도, 홍상수 영화에 나올법한 내 찌질함도,

실은 나만 안다.


그렇다고 내 세상에 갇혀 살아선 안 되겠지만.



7.

오늘 난

나와 '가치'가 비슷한 회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일하는 것을

지원하는 한 회사에 지원해보고자 한다.


사실 지금의 내게 이직이 1순위는 아니다.

하지만, 사업과 이직은 병행하는 것이 맞다 판단한다.


퇴사를 하며, 나는

사업소득 근로소득 투자소득 3단을

모두 가져가는 삶의 중요성을 알았다.


그리고 근로소득의 경우,

나를 갈아 넣게 만드는 회사는 제외해야 하며,

사업/투자소득을 뒷받침시켜

내가 좋아하는 분야거거나

나와 가치관이 비슷한 회사를 선택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7.

더불어 나는 이번에

이 세상에는

최저시급을 받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상처 있는 이력서를 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음을 깨달았다.


대기업을 다닐 때는

나보다 연봉 높은 회사들만 보며,


우리 회사는 연봉은 박하고

비즈니스 구조는 올드하다는 불만을 갖기도 했는데,


훨씬 적은 연봉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하는 사람들.

심지어 일할 수 있는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엔 너무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8.

그래서 나는 내 사업이 자리를 잡고,

누군가를 뽑을 수 있다면


'상처 있는 이력서를 가진 사람들을 뽑고,

그들이 사회에 소프트랜딩 할 수 있도록 돕는 집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업이라는 것은

꼭 거창하고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세상 속 가장 유행하는 트렌드와 키워드가 없더라도


누군가에게 해야 할 일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의 돈을 벌게끔 돕는다면

그것이 비즈니스며 사업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9.

결론.

내가 나 자신과 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를 정의하고 판단하는 외부의 시선은 참고일 뿐이고,

나는 더이상 과거의 평가에 머무르지 않아야 하며,

내가 나를 믿는 것이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

그러니, [내가 알고 내가 믿는 내게]
가장 적합한 선택을 선사해주며 삶을 살아보자는 것.


https://m.blog.naver.com/woshih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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