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멋진 기업 '히즈빈스' 면접, 그리고 동생과 함께

내가 살면서 만난 가장 멋진 기업

by Huh

1

오늘도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공간에

최근 나의 이야기를 올려본다.



2.

지난 블로그에서 이야기했듯

나는 지난주 퇴사 후 2번째 면접을 보았다.

https://blog.naver.com/woshihuh/223747202159


이번에 면접을 본 곳은

'히즈빈스, 향기 내는 사람들'이라는 회사다.

https://www.hisbeans.com/



나는 이번 면접에서도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정말 관심 가는 회사에만

이력서를 쓸 수 있는 병에 걸린(?) 나에게

다가와 준 참 좋은 회사, 히즈빈스.


온라인에는 이상한 면접 후기가 넘쳐나지만

나는 운 좋게도

좋은 회사들만 만나고 있음에 감사하다.



3.

히즈빈스의 이력서는 조금 독특했다.

직무 역량보다는

사람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묻는 질문들이

대부분이었다.

10개 내외의 서술형 질문에 대답하며,

나는 3일 동안 내 생각을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사실 이력서를 쓰다 보니,

내가 어떤 커리어를 쌓아왔는지 보다,

내 인생의 어떤 경험들이

나를 이 회사로 이끌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4.

면접을 앞두고,

히즈빈스 면접 후기 관련 정보를 찾아봤지만

별다른 자료를 찾을 순 없었다.


그래서 이 글이

언젠가 히즈빈스 면접을 보게 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1차 면접은

대표님을 포함한 3:1 면접으로 진행되었다.

사실 대표님까지 들어오실 줄 몰라서

순간 당황하기도 했다.



5.

대표님은 선한 인상을 지녔지만,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었다.

표정과 눈빛, 말투에서 그것이 묻어났다.


질문들은

내가 그동안 어떤 직무를 경험했는지보다,

히즈빈스의 가치관을 함께 지킬 수 있는 사람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내 답변의 핀트가 조금 빗나갈 때면

자연스럽게 내가 대답했어야 하는 방향을 짚어주시고, 나의 약점일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레 물어봐주시는 사소하지만 끝없는 배려 속


나는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 회사를 아주 가깝고도 진하게 만날 수 있었다.



6.

내가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지금의 나의 삶 속에서

NEXT STEP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회사를 계속 다녔다면

쉬이 해보지 못했을 선택과 행보들을 경험하고 싶었다.


퇴사 후 사람들을 만나며 깨달은 점이 있다.


'어떤 직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득 돌이켜 보니

내 지난 커리어에는 LUSH, SK 같은 회사명은 있어도 스토리가 없었다.


그래서 13년간 대기업을 다닌 나,

그리고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오랜 기간 고생했던

내 동생 모두에게

당연하듯 쉬이 쥐어지지 않는 일할 수 있는 기회들.


나는 이를 새로운 기회를 승화시켜

우리 같은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7.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선택 앞에서는 늘 그렇듯 무척 흔들렸다.


'SK 매직으로 이동했던 것처럼,

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건 아닐까?'


'사실 나는 경쟁을 즐기며 인정/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인데, 그런 내가 사회적 기업에서 만족할 수 있을까?'


'나는 누군가를 도울 만큼 착한 사람일까?'


여러 방면으로 나를 살피며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자 노력했다.


8.

그 가운데 회사 HR 담당자님과

여러 번의 메일을 주고받으며

내 선택에 참고할 수 있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전 회사 동료 매니저님을 통해,

사회적 기업을 창업해 4년간 운영했던 분과

대화를 얻으며 조언을 듣기도 했다.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3일 동안 히즈빈스 대표님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끙끙거렸다.


'이 회사의 가치는 따르고 싶을 정도로

멋진 게 확실한데.

내가 따르고 싶은 것 말고,

내가 살아내고 싶은 방향은 무엇일까?'



9.

올 초 김미경의 딥마인드라는 책을 읽고

나는 내가 살아내고 싶은 인생의 방향을 정했다.


1)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로

2) 최소 5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벌며,

3) 부모님께 매월 100만 원 이상을 드리며,

4) 동생과 함께 하는 패션 유통사업을 고도화시켜

5) 동생이 오랫동안 고민한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

6) 언제 어디서든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의 안정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는 것이었다.


히즈빈스 급여와 내 사업 수입을 합치면

500만 원은 충족되겠지만,


사업에 몰두한다면

이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닐까?



10.

그들이 추구하는 숭고한 가치에

나는 나도 모르게 내면의 계산기를 들이대고 있었다.


내 자신과 가족이 마주하는 현실.

지금의 내 인생 가운데 가장 나다운 NEXT STEP을

찾아내고 싶다는 나의 마음이자 나의 욕심.


고정비가 뒷받침된 상태에서

동생과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워가고 싶다는 마음.


나는 늘 선택에 앞서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한 후

가장 최적화된 결정을 내리려고 하지만


정작 선택 직전에는 여러 정보에 의해

오히려 발이 묶여버리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이번에도 나는 이러한 나 자신을 마주한 채

끝끝내 히즈빈스에 가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11.

하지만 선택을 하고 나서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언젠가부터는 내게 선택은 항상 어렵고 무겁다.



12.

동생과 함께 일을 한지도 어느새 8개월.

가족과 함께 일하다 보니,

싸우기도 부딪히기도 한다.


오늘은

우연히 동생의 지난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동생이 만든 영상들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마치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https://www.youtube.com/@Peaceincolors/shorts


그리고 동생에게 말했다.


'이건 너의 너무 소중한 재능이야.

우리 일에 치여 살지만 말고, 이 재능을 꼭 활용해 보자'


동생은 본인도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최소한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다시 한번

이 사업으로 그 꿈을 함께 이루어가고 싶다고 생각했.



13.

한 달 전 만난 한 분이 내게 말했다.


'네가 하는 그 사업 Sizable 한 사업이 맞는지

고민해 봐. 오히려 그 사업을 통째로 동생에게 넘기고 너는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게 나을 수도 있어'


그의 말대로라면,

그 다른 일 중 하나가 히즈빈스였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분께 히즈빈스 이야기를 했었을 때

대찬성이셨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만약 이사업으로 수입이 일정하게 나온다 하더라도, 회사라는 곳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니?'


대답은 ‘아니요’였다.


누군가가 말해준 아래 문장을 기억한다.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내가 내 목줄을 타인에게 주고,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나는 그동안 내 목줄을

직접 쥐어본 적이 별로 없었기에

목줄을 받아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고,

지금도 여전히 헷갈린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더이상 내면의 불안을 외부에서 찾지 않기로 했다.


14.

퇴사 후 흐른 11개월의 시간.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미션.

동생과 함께 하는 사업에서 나오는 수입이

우리 둘이 나눠 갖기엔 적지만,

동생이 전부 가져간다면 경제적으로는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돌려보는 끝없는 시뮬레이션들.


나의 이 모든 고민을

외부, 특히 회사라는 곳에서 해결하길 바랐고


회사여야 한다면,

내가 지지하고 따를 수 있는 회사여야만 한다는

내가 정한 나의 기준에 의해


히즈빈스라는 회사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나의 집에서 단 1분 거리.

나의 남편 희준이의 고향인 포항에서 시작된 히즈빈스.

내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나타나준 고마운 회사.


내가 살면서 보고 또 읽었던 그 어떤 보고서 보다도

더 직관적이고 가슴에 와닿는 그들의 비전.


이렇듯 나는 참 좋은 회사를 통해,

또 한 번 나 자신과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6월 인스타에도 올렸던
가까이서 보니 더욱 아름다웠던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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