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같은 환상을 건너
살다 보면
컵 7번의 풍경 속에
내가 서 있다.
수많은 잔이 앞에 놓인다.
빛나는 것도 있고
흐릿한 것도 있으며
손에 닿기도 전에 사라지는 것도 있다.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허상인지
안개 속에서는 알 수 없다.
현실은 나를 끌어당기고
이상은 유혹하며
내 안의 ‘나’는
조용히 숨을 죽인다.
어리석은 선택이
때로는 나를 찌르고,
상처 속에서
작은 진실의 조각이 떠오른다.
그 조각은
묵직하고 차갑지만
내 걸음을 지탱하는
첫 돌이 된다.
몇 번이고 기로에 서고
몇 번이고 선택하며
조금씩 나를 지어간다.
처음부터 현명할 수 없다.
배움은 값비싸고,
성장은 느리다.
그러나 어느 날
뒤돌아보면,
흩어진 길들이
한 줄기 길이 되어
나를 이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