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신곡을 듣고 뻐렁쳐서 쓰는 토막글
시작은 24일 자정에 뜬 뮤직비디오였다.
나는 보통 아주 일찍 잠드는데, 그날따라 잠이 안 와 유튜브를 뒤적거리는 내게 알고리즘이 '잠이 안 오는가 보구나...' 하며 뮤비 하나를 띄워주었다.
새벽(내 기준)에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그 이후 삼 일 내내 love wins all에 과몰입 중이다.
그 뻐렁치는 감정을 내 안에 담고만 있기에 다소 벅차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아이유 씨는 노래 소개글을 짧게 싣는데, 그걸 읽고 노래를 들으면 또 감상이 달라진다.
사랑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니.
그가 소개글에서도 썼듯 이런 혐오의 시대에, 여자 솔로 가수로 살아가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저 사람을 저렇게 단단하고 다정하게 만들었을까?
그렇게 궁금해하다가, 믿게 된다.
그 많은 혐오 속에서도 그의 주변엔 여전히 사랑이 있었나 보구나.
그것이 한 사람을 시련 속에서도 저렇게나 다정하게 만들었구나.
그러니 단순한 낙관이나 지나친 망상이 아닌, 어쩌면 정말로 아직 사랑에는 승산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나도 하게 되는 거다.
아이유 씨는 본인의 나이를 소재로 한 곡들을 내고 있는데 (스물셋, 팔레트, 에잇, 등)
언제부터인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대상이 확대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물셋, 스물다섯까지는 오로지 '나'에 대해 이야기한다.
돈이 벌고 싶기도, 사랑이 하고 싶기도 하다가, 이제는 내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는 이야기.
그러다 love poem에서부터, 그는 '너'에 대해 노래한다.
사랑을 대놓고 이야기하는 일은 영 쑥스럽다는 이가 당당히 제목에 love라는 단어를 띄우며.
네가 깊고 어두운 밤을 걸을 때, 나도 널 위해 기도하고 있겠다고.
그러니 우리 같이 숨을 들이쉬며 살아가자고.
이번 곡에서도 마찬가지로 제목에 love가 들어간다.
심지어 love wins all, 사랑이 다 이겨라는 제목이다.
사랑이, 다 이겨...?
나는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도, 입밖에 내어본 적도 없는 말이다.
그러나 간절히 믿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미처 몰랐지만 듣고 싶었던 말이기도 했나 보다.
노래를 듣고 이렇게 오래도록 벅차오르는 것을 보니 말이다.
그러니 나도 슬쩍 노랫말을 빌려 중얼거려 본다.
사랑이, 다 이긴다고.
장난 삼아 '뻐렁친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참 이상한 기분이다.
그저 노래를 듣는 것뿐인데 내 안에 사랑이 차고 넘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게 바로 예술이 지닌 힘인가 보다.
단순한 감정의 변화만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쓰는 글에도 좀 더 사랑을 담고 싶고, 실제로 그러도록 삼 일 내내 하루 종일 글을 퇴고하고 수정했고, 주변인들에게 안부 연락을 할 때도 좀 더 용기 내어 내 마음과 언어에 사랑을 담게 된다.
사랑을 전하는 일은 의외로 무척이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마음을 줄 수 있는 글을 써야지.
아니, 적어도 글을 쓰는 도중에는 항상 이런 마음을 갖고 써야겠다.
사랑을 담아서.
되도록 사람에게, 세상에게 위로를 주겠다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