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결말에 대해 곱씹어 생각해 보는 후기
한줄평
충격적인 반전. 설날에 평화로운 가족 영화인 척하고 개봉한 게 약간 괘씸.
하지만 반전 결말 덕에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던져 준 것 또한 사실이다.
반전의 충격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설날이라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영화관을 갔다.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 따뜻한 휴머니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엄마의 의견에 따라 영화 소풍을 선택했다.
그리고 영화 초반은 역시나 예상대로 흘러갔다. 남해 시골의 평화로운 풍경과, 노인들의 아름다운 우정. 소소한 웃음 포인트들.
그런데 이게 웬걸. 후반부로 갈수록 '엥?' 소리가 절로 나오는 반전 스토리가 이어졌다. (다음 문단부터는 스포 주의!)
할머니 두 분을 주인공으로 하고, 설날에 개봉한 영화에서 존엄사라는, 말 그대로 절벽 엔딩(...)을 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당연히 쌓여가던 모든 갈등이 한 번에 기적처럼 해결되고, "엄마, 미안해요!"하고 끝나는 신파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거 한국 영화 맞아? 싶었다.
하필 설 연휴라 영화관에 노인 분들도 많았다. 우리 부모님을 비롯하여 그분들은 심정이 어떨까 걱정되고, 설날에 이런 영화를 가족 영화처럼 포스터를 꾸며내어 개봉한 것이 약간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오히려 뻔한 신파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보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결말이 아니었나 싶다.
공익 근무 때 양로원과 데이센터에서 일해본 동생은 영화의 내용이 정말로 현실적이라 평했다. 자신 역시 그곳에서 일하며, 노인분들의 쓸쓸하고 비참한 말년 모습에 대해 많이 목격했다고. 하긴, 과대 포장된 가짜 현실보단 작고 초라한 상자에 담겨 있더라도 진짜 현실이 낫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 편으론, 지나치게 존엄사를 긍정적으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여전히 들긴 한다. 이런 식으로 '자식을 위한 길이다'라고 포장하면 우리나라의 수많은 자식 바라기 할머니들이 정말로 절벽 엔딩을 스스로 택하실까 봐. 아니, 그런 선택을 정말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 말할 수 없으니까. 그거야말로 사회적 고려장이 아닌가.
아무래도 정답이 없는 문제다 보니 나의 감상문에도 딱히 영화의 결말에 대해 좋다, 나쁘다 결론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두 할머니 배우 분이 주연으로 나온 것, 우정이 메인인 것, 그 밖의 많은 노인 분들이 나온 것 등등은 긍정적인 면인 것 같다. 존엄사에 대해선 이런 짧은 글로 쉽게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적어도 한국 영화계에도 다양성의 바람이 더 많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