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달갑지 않다.
고요한 밤을 좋아하고
밤마다 여럿 창작 꽃을 피우는
야행성이었고
아침에 일어나는 일보다
밤늦게까지 깨어있는 일이 수월한
야행성이었고
밤을 사랑하는 야행성이었지만
어른이라 불리면서
의무적으로 출근하는 회사가 생기면서
부여된 책임에 겉옷이 두터워지면서
어둑함 밤이 그리 달갑지 않아 졌다.
어른에게 어둠은 긴 터널과 같아
삼십, 사십, 오십으로 걷는 길에
저무는 태양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이
온전한 까만색이 아닌
어디는 빛이 발하고
어디는 혼탁하고
어디는 까맣다기보다 암흑에 가까워
내일로 향하는 반짝임이 흐린 밤이
어쩌면 떠오른 태양과 동시에
어깨에 얻어지는 무게의 버거움이
어른의 밤이 그리 달갑지 않게 만드는 수고에
아침을 맞이하는 순간마다
짓누르는 무게를 떨치고 떨치는 반복에 몸부림이
어둑어둑 저무는 밤하늘의 스산함이
붉게 떠오르는 태양이 일렁임이
어른에게 매번 환희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알아가는 나이가 될수록
유독 좋아하던 밤이
더 이상 즐겁기만 한 밤이 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