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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짱 Sep 23. 2024

꾸준함

알싸한 어른의 맛

보이지 않는 목표나 미래 때문에

유흥에서 벗어나는 일은

미디어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은

매 순간 질긴 게으름에 꾸준히 맞서야 하는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직장인에게 퇴근 후 

들썩이는 유흥은 스트레스 해소이고

손 안의 미디어 세상은 평온이고

푹신한 침대는 내일을 위한 에너지 충전기이다.


어차피 보이지 않은 결실을 맺는 일은

목표가 뚜렷하고 절대적인 이들에게도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절망적인 이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땅거미처럼 길게 늘어진 피로를 등에 업은 직장인에게

매번 게으름과 맞서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원하지 않는 꾸준함이 무슨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차라리 게으름이 이끄는 대로 늘어진 휴식이 낫지 않을까?


떠오르는 태양과 동시에 벌어지는 자신과의 사투에서 

출근이라는 시작으로부터 낙오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아침 지옥철에 몸을 싣고,

꽉 막힌 도로 안을 뛰어들 수 있는 힘이

어쩌면 매일 반복되는 자신과의 사투에서 지치지 않고 

 꾸준히 아침 출근에 성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등에 업은 무게에 무너질 것 같은 자신이면서

매일 아침 자신과 벌이는 사투를 끝내고 출근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이미 '꾸준히'를 잘 실천하고 있는 어른이 되어가는 게 아닐까.



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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