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장아장? 뒤뚱뒤뚱 걸음마
아기가 태어나서 온전히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약 1500번의 시행착오를 거친다고 한다.
한 발짝 떼고 넘어지더니 어느 새 한발짝 두발짝 서너발짝...
지금은 여서 일곱 발자국 까지 가능하다.
눈 앞에 먹을 거가 있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들고 있으면 흥분한 채로 웃으면서 걸어오는 데 그 모습이 말로 형용하기 힘들만큼 사랑스럽다.
은우가 첫 앉기를 시도 했을 때 밤 낮으로 스스로 앉기 위해 도전해가는 모습을 보고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 것도 가르쳐 준게 없는데 뒤집고 앉고 서고 걸음마를 해내는 아이가 그저 대견하기만 하다.
흔히들 '걸음마 단계'라는 비유는 익숙하지 않거나 부족할 때 사용한다. 그 걸음마가 완전히 익숙해지고 그 다음 뛰어다니는 때가 오는 건데. 남들이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이랑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내 모습을 비교하며 주눅 들어버릴 때가 있다. 그래서 해야할 일을, 하고싶은 일을 눈 앞에 두고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인정하기 싫지만 겁이 나기 때문이다.
34년을 살아오면서 작은 성공경험 만큼 실패경험도 많기에 자신이 없을 때면 시도하는 것 조차 망설이게 되버린다. 물론 귀찮아서, 혹은 시시각각 찾아오는 심경의 변화 또한 큰 작용을 하지만...
우리 은우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겁도 없고 지치지도 않는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머리 쿵 박아도 다시 도전한다. 포기하지 않고 매일매일 꾸준히 한 발자국씩 걸음마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다짐해본다.
내일은 나도 한걸음 더 걸어보자. 우리 은우처럼,
오늘도 아이를 통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