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No vayas presumiendo por ahí
헤이, 뽐내며 다니지 마세요,
Diciendo que no puedo estar sin ti
내가 당신 없이 살 수 없다는 걸 말하고 다니면서
Tú qué sabes de mí?
나에 대해 당신이 뭘 그리 잘 아시나요?
Hey! Ya sé que a ti te gusta presumir
헤이, 난 이미 당신이 뽐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요,
Decir a los amigos que sin ti Ya no puedo vivir
당신이 없으면 내가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친구들에게 말하면서
Hey! No creas, que te haces un favor
헤이, 스스로 호의를 베풀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Cuando hablas a la gente de mi amor
친구들에게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는 짓이
Y te burlas de mí
그건 나를 놀리는 거예요
Hey! Que hay veces que es mejor querer así
헤이, 이렇게 사랑을 주는 게 나을 때가 있어요.
Que ser querido y no poder sentir Lo que siento por ti
내가 당신에게 느끼는 감정을 당신에게 받지 못할 바에야
Ya ves!
당신은 알다시피
Tú nunca me has querido, ya lo ves
당신은 나를 사랑한 적이 없어요.
Que nunca he sido tuyo, ya lo sé
그리고 난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으로 대우받은 적이 없어요.
Fue solo por orgullo ese querer
사랑은 그저 자랑의 수단이었겠죠.
Ya ves!
당신이 알다시피
De qué te vale ahora presumir?
그걸 당신이 뽐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Ahora que no estoy ya junto a ti
이제 내가 더 이상 당신과 함께 하지 않는데
Qué les dirás de mí?
친구들에게 나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나요?
「희극의 파편」은 단편, 장편 희곡 중 재미있는 한 장면을 선별해 그 감정적 여운과 미학적 장치를 분석하고 현대적 맥락에서 다시 사유해보는 비평적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말은 거창하지만 그냥 특정 장면이나 대사를 가지고 이리저리 뜯어보면서 독자와 함께 놀아보는 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잠시 「희극의 파편」 시리즈를 접어두고 번외 편으로 돌아왔습니다.
희곡의 대사 한 조각, 장면 하나를 붙잡고 들여다보는 「희극의 파편」 시리즈를 연재하며
저는 오래된 감정의 표면을 꾹꾹 눌러보고, 웃기면서도 아픈 무언가를 건져 올리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파편을 감정적으로 응시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패턴의 방식은 어느 순간 정해진 틀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식을 갖추는 건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스스로 갇히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중간중간 번외편을 연재하여 그런 불상사를 예방하고자 합니다.
‘희극’이라는 단어는 꼭 희곡이 아니라도 우리 삶 곳곳에 흩어져 있다고 믿습니다.
이 번외편은, 그 흩어진 희극을 줍는 작은 산책입니다.
가볍고, 조금은 무계획적이며, 말보다 여운이 많은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웃을 준비는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ㅎㅎ 그냥 바라보면 됩니다.
먼저 이 영상을 보고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ey - Spanish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노래 ‧ 1980년)
(출처: 팝뮤즈 채널)
훌리오 이글레시아스(Julio Iglesias)는 스페인의 전설적인 팝 가수이자 발라드의 대명사로, 20세기 후반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은 라틴 음악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그 중「Hey」는 1980년에 발표된 곡으로, 그의 음악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곡 중 하나입니다. 이 곡은 단순히 히트곡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감정의 진폭이 큰 라틴 발라드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Hey! Recuerdo que ganabas siempre tú
헤이, 난 기억해요, 당신은 언제나 이겼어요.
Que hacías de ese triunfo una virtud
당신은 그걸 당연한 듯 자랑으로 삼았어요.
Yo era sombra y tú luz
난 그림자고 당신은 빛이었어요.
Hey! No sé si tú también recordarás
헤이, 난 모르겠어요, 당신도 기억하는지
Que siempre que intentaba hacer la paz
우리가 화해하려고 할 때마다
Yo era un río en tu mar
당신은 바다 같았고 난 한낱 강물과 같았어요.
Hey! Ahora que ya todo terminó
헤이, 이제 모든 것이 끝났어요.
Que como siempre soy el perdedor
언제나 그렇듯이 난 패배자예요.
Cuando pienses en mí
당신이 나를 생각할 때는,
Hey! No creas que te guardo algún rencor
헤이, 내가 당신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Es siempre más feliz quien más amó
가장 많이 사랑을 준 사람이 항상 더 행복한 거예요.
Y ese siempre fui yo
그게 바로 나예요.
어떤가요?^^
물론 노래도 좋지만, 저는 가사에 특별함을 느꼈는데요.
Diciendo que no puedo estar sin ti
‘내가 너 없이 살 수 없다고’ (당신이) 말하고 다니면서
이 가사를 보자마자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요. 한번 더 생각을 해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번역본이고, 이중부정처럼 보이기도 하고, 말의 내용이 명사절로 간접 내포된 형태인지라...) 상대방에게 직접 듣거나 느낀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다시 거꾸로 들려오는 소식으로 전해 들은 것이죠.
캠프파이어-현택훈
우리의 야영지는 바닷가였지
바닷가는 우리의 야영지였지
모닥불 피워놓고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며 밤을 지새웠지
노래를 부르며 밤을 지새울 때 모닥불이 피어올랐지
바닷바람이 먼 나라의 민요 같은 표정으로 불었어
먼 나라의 민요 같은 표정의 바닷바람이 불었어
낯선 국기가 그려진 수송기가 아주 낮게 지나갔네
아주 낮게 지나가던 수송기에는 낯선 국기가 그려져 있었어
파도 소리가 못다 한 이야기를 데리고 갔네
못다 한 이야기는 파도 소리가 데리고 갔네
hey 노래를 듣자마자 문득 이 시가 떠올랐습니다. 상대방이 화자에게 직설적으로 건네는 것이 아닌 거꾸로 들려오는 소식. 즉, 직접 들은 말이 아니라, 떠난 연인에 대한 소문이나 뒷말을 통해 전달되는 감정. 화자의 말을 만들어내는 타자, 앞이 아닌 뒤에서 비선형적으로 들려오는 상처의 언어...보다 더 굴욕적이고 무력한 서사, 역방향으로 구성되는 욕망의 서사, 시간성의 파문,
이 시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시구, 모닥불을 피워놓고 노래를 부르다가 노래를 부르다가 모닥불이 피어오르는, 행위는 직접적이고 기억은 간접적인 용법을 취하는, 결국 자신의 행위조차 스스로 간접화되어가는 용법의 혼재, 나는 말해지고 너로 기억되고, 주체의 전도, 시간의 역전, 거꾸로의 형식, 다시 의심하는 '너'와 '나'의 거리, 말을 통한 감정의 귀환, 반복, 번복, 역전, 권태, 즐거움,
와중에 저에게 라틴 음악은 낯설기만 한데 그걸 알아주기라도 하듯 '먼 나라의 민요 같은 표정의 바닷바람'이 불고, 어제 하루종일 비가 오다가 새벽에 잠깐 그쳐 강아지 산책을 나가는 그 길에.. 낯선 바람을 맞으며 이 음악을 들을 때의 그 특별함이란,
하나의 이야기가 예의바르게 점잖게 악의 없이 단조로운 어조로 말해지면 질수록, 그것을 뒤집거나 더럽히거나 거꾸로 읽은 일은 더욱 쉬워진다. 이 전복은 하나의 순수한 생산인 까닭에 텍스트의 즐거움을 찬연히 발전시킨다. -롤랑 바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