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충망
이곳 창문에는 방충망이 없다.
벌레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나로선 이 땅을 밟기 전 큰 걱정거리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무색무취한 나로부터 탈출하고 싶어질 때면 나는 항상 창문 밖의 색채화를 기대한다.
나는 지금도 창문 손잡이를 움켜쥐고
연다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고개를 들이민다.
매 순간 기대했던 것 이상을 하늘은 선사한다.
내가 지금 숨을 쉬지 못하는 이유는 좁은 틈 사이로 불어닥치는 바람 때문이 아닌 내가 지금 살아있음에 대한 안도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