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마무리 짓지 않고 짓지 않을 글
어쨌든 시간은 지금도 계속 흐른다. 야속하게도 그 누구도 시간을 멈추거나 더디게 흘러가게 할 순 없다. 오지 않을 것만 같던 2월 20일의 아침이 결국 밝았다. 지금 나는 가족과 친구들의 품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내 두 다리로 직접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가 날고 있는 것이다. 목 끝까지 차오르는 울음을 삼키려 괜히 영화를 뒤적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힙합 가수의 노래를 틀어보고 안 되겠다 싶어 승무원에게 땅콩과 맥주를 주문했다. 주문한 맥주를 다 마신 지금 취기가 오른 몸은 무거워지고 마음도 같이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