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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콩밭에 Mar 10. 2024

(독서)먹고 살고 글쓰고

발췌


회사 일이 좀 가벼워지고, 승진 후라 이제 한숨 돌리고, 중요한 시험이 끝나면 이제 글 쓸 시간이 날 것 같지만 그런 날은 절대로 오지 않는다. 그날은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그날이 찾아오도록 하려면 내가 그날을 끌어당길 수 밖에 없다. 내가 그날을 만들어야 한다. 그날을 만들려면 지금 당장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하면 된다. 


프리랜서는 프리해서 자유로은 것 같지만 '공짜'라서 프리하다. 자유로운 것은 혼자라는 듯이다. 인맥을 모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하고, 쥐꼬리만한 원고료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속이 아플 정도로 후려치기를 당한다. 


작가 클래스 첫 시간에 이런 말로 수업을 시작했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직장을 그만둬선 안됩니다. 글쓰기 같은 예술 쪽 분야에 뜻이 있다면 절대 돈 나오는 구멍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예술을 짧고, 인생은 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직장에는 붙어있어야 한다. 직장에서 일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역시 펜을 쥔 당신의 무기가 된다. 약 10년전부터 문인들이 편집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그들의 문학세계도 더욱 풍부해지게 된 것 아닌가 싶다. 


회사에 불을 지르지 말자. 그 모든 것이 글쓰기를 위한 훌륭한 장작이 되어준다. 


소설은 천매를 쓰더라도 만 원을 못 벌었지만 물건은 열개만 배송하면 만 원 가까이 벌 수 있었다. 


*

당신을 감동시키고 전율하게 마들었으며, 생각하게 했고, 의문스럽게 했으며, 화나게 했고, 짜증나게 했으며, 슬프게 만들었고, 기쁘게 만들었으며 시시하게 만들었던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대답으로서 글을 써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기보다 있는 것들에 대한 당신의 대답, 내가 알기로는 그것이 문학에 가까우니까. 


딜레마는 이것이다. 직장에 다니면 글을 쓸 시간(과 체력)이 없다. 전업 작가는 글쓰는데 필요한 삶의 경험(과 생계를 이어갈 돈)이 없다. 


그 거침없는 상상과 표현에 나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내가 소설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삶이 고통스럽고 슬프고 외롭고 쓸쓸하고 불합리하고 황당하다는 사실을 내가 안다는 것이다. 나는 현실에서 일어난 장면들의 핵심 줄거리나 가장 강렬한 정서적 반응만 뽑아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의 겉모습은 완전히 비현실적인 포장으로 덮으려 애쓴다. 


한번 문학에 감염되면 거기서 빠져나올 방법은 없다. 죽을 때까지 쓰는 편이 낫다. 문학을 하면서 소음이 멈추는 세계. 


목을 비틀어야 보이는 게 있다. 


*생계만큼 작가의 발뒤꿈치를 무는 뱀이 어디 있을까. 심지를 잃지 않을 수 있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일자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공간을 상상한다. 상상은 구체적ㅇ닐 수록 좋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먼저 아주 구체적이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좋다. 도시 전체를 한번에 상상할 수는 없지만 작은 방을 상상할 수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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