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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콩밭에 Mar 27. 2024

(독서)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막판으로 갈수록 스마트폰, 전자기술 외에 가공식품 섭취에 스트레스, 경제위기, 성장 ADHD 진단까지 광범위하게 언급한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 그래도 야심찬 기획, 흥미로운 논증이 인상기파. 특히 집중력의 3가지 형태에 대한 인사이트는 기억해두고 싶다. 


===410쪽. 


집중력 1. 스포트라이트 - 초점을 한 곳으로 집중. 안경 찾기. 커피 내리기 등

집중력 2. 별빛, 스타라이트 - 장기적인 목표, 시간이 드는 프로젝트, 책 집필, 사업체 만들기 등

집중력 3. 햇빛, 데이라이트 - 장기적인 목표를 파악하게 해주는 것, 심사숙고 명료하게 생각하기. 눈 앞의 광경이 햇빛으로 가득찰 때만 주변 상황을 명료하게 볼 수 있기 때문. 여러 면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알고 싶은지,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 알게 하는 것. 


그는 데이라이트의 상실이 가장 심각한 형태의 산만함이며 우리가 분열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만들어낼 정신적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찮은 목표에 집착하거나, 리트윗 같은 바깥세상의 지극히 단순한 신호에 의존하게 된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방해 요소속에 자기 자신을 잃는다. 우리가 별빛과 햇빛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성찰과 공생, 사색을 지속할 때 뿐이다. 우리는 자신의 빛을 잃고 있다. 


우리는 플랫폼과 화면이 우리의 모든 관계를 매개하는 세상으로 서서히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어요. 


슈퍼마켓의 진열대 위에서 상하지 않도록 각종 안정제와 방부제를 쏟아부었고 이러한 가공절차에서 수많은 영양성분이 사라진다. 식품 산업은 점점 더 정교하게 우리의 원시적 쾌락 중추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자연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양의 설탕과 트랜스 지방, 전례 없는 여러 새로운 발명품을 음식에 쏟아부었다. 자연에 있는 것과는 너무 동떨어져 원재료가 무엇인지조차 파악하기 힘든 식품이라는 뜻이다. 


몸에 필요한 영양을 주지 않거나 오염 물질을 잔뜩 밀어넣음으로써 몸에 지장을 준다면 집중력도 영향받을 것이다. "혈당이 치솟았다가 급락"한다. 포도당이 아주 빠른 속도로 방출되고 혈당이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혈당은 다시 급락하고 완전히 나가 떨어진다. 머릿속이 뿌옇게 된다. 이런 급강하를 경험하면 집중력을 온전히 유지할 수 없다. BMW미니에 로켓 연료를 넣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먹는 식당이 에너지 급강하를 유발. 


무한스크롤. 내적 트리거. 


이 시간이 그냥 사라져버리는 겁니다. 인생 전체가 휙 하고 사라져요. 이 시간을 당신의 개성이 가득한 소설을 쓰는데 썼을 수 있고 가족과 함께하거나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데 썼을 수도 있어요. 그게 뭐든 더 좋은 삶을 사는데 쓸 수 있었죠. 


소셜미디어를 장악한 단절된 비명과 분노의 파편에 하루에 몇시간씩 노출되면 우리의 사고 역시 그렇게 될 것이다. 내면의 목소리는 더 상스럽고 시끄러워 질 것이며 부드럽고 온화한 생각에 귀 기울이지 못할 것이다. 


미디어를 쓰기 시작할 때마다 고유의 색깔과 렌즈를 가진 새 고글을 쓰는 것과 같다. 


독서는 자신이 경험하는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이다. 사람들은 독서를 통해 차분하고 침착하게 인생의 긴 시간을 한 가지 주제에 바치고 그 주제가 우리 정신에 스며들게 한다. 독서는 지난 400년간 가장 깊이 있는 인류 사상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도구였다. 


너무 오랫동안 내 시선을 트위터 피드처럼 아주 빠르고 일시적인 것에 고정하고 살았다. 속도가 빠른 것에 시선을 고정하면 근심에 빠지고 흥분하게 되며 움직이고 손을 흔들고 고함치지 않으면 쉽게 휩쓸려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가만히 서 있다는 사실, 화면을 내리지 않고 정지해 있다는 사실이 왜인지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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