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은 콩밭에 Nov 26. 2023

(독서)도파민네이션

애나 렘키

집중력 감퇴, 스마트폰 중독으로 계속 고생했던 내게 술술 흡수됐던 책. 적당한 압력의 스트레스와 도전꺼리, 공간의 변화, 신체활동이 왜 중요한지. 얘기하는 책. 


약물 중독의 나라 미국에서 쓰여진 책이고,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특히 도둑맞은 집중력과 함께 이 책의 폭발적 인기를 보면, 현대인이 앓고 있는 여러 환부에 대해 적확한 진단과 대안을 제시하는 책들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같음. 


*쾌락과 고통의 이중주

*탐닉의 시대에 균형 찾기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

넓게 봤을 때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 자신 그리고 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 강박적으로 소비/활용하는 활동으로 정의된다. 


인간은 열대 우림의 선인장입니다. 과도한 도파민에 둘러싸인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이 풍요로운 세상에 맞게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88쪽. 


과학은 모든 쾌락에는 대가가 따르고, 거기에 따르는 고통은 그 원인이 된 쾌락보다 더 오래 가며 강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즐거운 자극에 오랫동안 반복해서 노출되면,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감소하고 쾌락을 경험하는 우리의 기준점은 높아진다. 반복적인 쾌락으로 우리의 신경 설정값이 높아지면,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에 절대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더 많은 것을 바라면서 끝없이 갈등할 것이다. 


삶이 윤택할 때도 점점 커지는 강박적 과용의 문제를 가리킨다. 내게는 사랑하는 남편, 의미있는 직업, 자유, 자율성, 충분한 재산이 있다. 정신적 외상, 사회적 혼란, 가난, 실직, 또는 중독에 대한 위험요소는 없다. 하지만 나는 강박적으로 판타지 세계로 계속해서 밀려나고 있다. 든든한 가족, 질 높은 교육, 재정적 안정성, 양호한 건강 등 인생의 모든 혜택을 누리면서도 과도한 불안감, 우울감, 신체적 고통을 스스로 키우는 듯한 이들 말이다. 어떻게 조절하느냐는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점차 중요한 질문이 되고 있다. 고도의 도파민 상품이 말 그대로 곳곳에 널려 있어서 누구나 강박적 과용에 빠지기 쉽다. 우리가 공급량이 제한적인 식량을 두고 경쟁하기 위해 매일 10킬로미터를 횡단하도록 진화되었음을 고려하면, 좌식 생활 습관의 역효과는 충격적이다. 185쪽.


침대, TV, 미니바, 스마트폰. 나는 집이 현대판 스키너 상자와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약물을 얻기 위해 레버를 누르는 것 외에는 할 게 없는 곳. 29쪽. (스키너 상자에 애시당초 들어가지 말자) 용이한 접근성이다. 중독을 일으키는 대상을 구하기 쉬울수록 시도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30쪽. 


영상은 '입소문이 나는'데 그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밈이 등장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혹자들이 온라인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할 때, 그 행동은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기 때문에 평범하게 보인다. 트위터처럼 우리는 새떼들과 같다. 우리 중 하나가 날갯짓을 하면, 전체가 하늘로 올라간다. 41쪽. (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미국인들은 더이상 서로 이야기하지 않는 대신 서로를 즐긴다. 그들은 생각을 주고받지 않는 대신 이미지를 주고 받는다. 그들은 문제들을 논의하지 않는 대신 멋진 외모, 유명인, 광고를 논한다. 


신경과학자들은 도파민의 발견과 더불어,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메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동한다. 저울은 평형을 유지하려고 한다. 한쪽이나(쾌락) 다른 한쪽(고통)으로 오랫동안 기울어져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울이 쾌락 쪽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저울은 다시 수평 상태로 돌리려는 강력한 자기조정메커니즘이 작동한다. 반사 작용처럼 균형을 잡으려 하는 것이다. 생물체가 생리적 평형을 유지하려는 경향, 항상성을 대변한다. 쾌락 쪽으로 기울었던 저울이 반작용으로 수평이 되고 나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쾌락으로 얻은만큼 무게가 반대편으로 실려 저울이 고통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71쪽. (1970년대 사회과학자 리처드 솔로몬과 존 코빗, 대립-과정 이론) 


어떤 쾌락 자극에 동일하게 혹은 비슷하게 반복해서 노출되면 초기의 쾌락 편향은 갈수록 약해지고 짧아진다. 반면 이후 반응 즉 고통 쪽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갈수록 강하고 길어진다. 신경 적응이다. 오랫동안 중독 대상에 기대면 쾌락-고통 저울은 결국 고통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쾌락 경험 능력이 떨어지고 고통에 대한 취약성이 높아지면 우리는 향락적(쾌락) 설정값도 바뀐다. (오피오이드 유도 통각과민) 74쪽. 


뇌의 보상 경로를 재구상하는 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 보통 한달이다. 


스코틀랜드식 샤워. 최소 1분간의 찬물 샤워. 모노아민. 호르메시스. 찬물이 주는 초반의 고통이 클 수록 나중에 느끼는 쾌락도 커진다. 동기부여, 수면, 식욕, 기분, 각성 정도, 쾌락. 큰 고통으로 작은 고통을 억제할 수 있다. 


운동은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 엔도카나비노이드, 내인성 오피오이드 펩티드(엔돌핀) 등 긍정적인 기분 조절과 관련된 다수의 신경전달 물질을 증가시킨다. 새로운 뉴런을 만들고 신경아교세포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피해자 서사'는 우리가 자신을 특정 상황에 대한 피해자로 보고 자신의 고통에 대한 보상이나 사례를 받아 마땅하다고 여기는 광범위한 사회적 경향을 말한다. 


고통에 간헐적으로 노출되면 본연의 쾌락 설정값은 쾌락 쪽으로 무게가 더 실린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시간이 갈수록 고통에 덜 취약해지고, 쾌락은 더 잘 느낄 수 있다. 


세레니티. 조스웨던 / 탐욕, 슬픔, 불안, 분노, 절망에 대한 예방 주사를 놓는다. 사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시체. 

작가의 이전글 (독서)세계의 역사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