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은 콩밭에 Dec 04. 2023

(독서)뉴스가 지겨운 기자

안수찬

*본문 발췌


언론이 보증할 수 있는 것은 객관이 아니라 여러 주관의 혼융, 즉 간주관이다.      


주관을 드러내는 일을 두려워말되 그 주관을 드러내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뉴스는 더 이상 ‘새롭고 충격적인 사실’이 아니다. 공부하고 사색하고 성찰하는 기자가 역할의 중심은 사실을 쉼 없이 전달하는 속보 전달자가 아니라 수 많은 사실의 맥락을 분별하고 분석하는 해석자에 있다. 사실의 전달을 넘어 감각, 경험, 지성, 지혜의 전달자가 되어야 한다.      


시인의 눈으로 사실을 발굴하고, 학자의 눈으로 검증하고, 소설가의 눈으로 글을 적어, 문학과 과학의 봉우리를 내려보는 정상에 언론을 올려놓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스트레이트는 ‘격발의 언어’다. 사설 칼럼 등 지식인을 위한 에디토리얼의 시대를 밀어낸 페니신문에 이르러 명쾌한 기사쓰기, 즉 스트레이트가 등장했다. 244쪽.     

 

문명의 진화는 대부분 외부충격에서 비롯한다. 진화의 시기를 놓쳐버렸다. 220쪽.    

 

언론은 ‘주장하는 조직’이 아니라 ‘보여주는 자유인의 모임’ 이다. 

    

곳곳에서 착안한 문제의식, 사회과학 문헌조사 심층밀착 현장취재 범주적 프레임 구성 문학의 언어전략.    


미국 언론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전업 기자의 혁신과 함께 그 외곽에 있는 방대한 프리랜서 기자들의 위협이 있었다. 기성과 관성에 안주하려는 유력 매체에 비해 자유 기자들은 혁신을 도모했다. 곧 유력지를 자극해 언론계 전체의 진화로 귀결됐다. 186쪽.  

    

표피보도. 심층보도.     


사실보도는 사건의 발생신호 구실 / 진실보도는 가려진 사실들을 백일하에 드러내고 그 가려진 사실들을 서로 연관시켜 묶고 그기로 사람들이 행동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현실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 154쪽. 

     

미국의 언론은 경험주의 또는 회의주의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은 실용주의자들에 의해 주조됐다.      


피해자 또는 피의자 관점과 진술에 착안해 사건사고를 취재하는 기사는 드물다. 뉴스의 출발지점인 출입처 관료의 눈으로만 검토하고 이후 과정은 생략된다. 출입처를 벙커가 아닌 진지로 만들어야 한다. 34쪽.

      

맥락을 파악하는 과정은 일련의 아카데믹한 탐색을 동반한다. 언론과 학문이 만나는 지점에서 맥락을 담은 기사가 탄생한다. 그제야 독자는 어떤 사건의 실체를 온전히 이해했다는 쾌감을 얻는다. 누군가의 언어를 번역하지 않고 나의 언어로 대중과 만나고 싶었다.  

    

19세기 중후반에 형식적으로 완성된 스트레이트 기사의 원형 가운데 하나는 군대의 보도자료다. 1861년 미국의 남북전쟁 중 북군은 ‘군인의 효율성’을 반영한 독특한 문장의 형태를 만들어 언론에 배포했다. 기자들이 이를 그대로 옮겨 적으면서 역피라미드 구조가 완성됐다.    

  

한국은 여러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근접하는 탁월한 성취가 이뤄졌다. 유독 한국의 언론 분야만 후진적이다. 미국 문물의 대부분이 수입되고 적용되고 뿌리내린 뒤 창의적으로 재탄생하고 있는데 언론만큼은 보호장벽을 쳐놓은 것 만큼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에 항의편지까지 보냈다. 


#참고문헌

리영희 프리즘, 사계절 그는 지적 중심을 잡고 권력자들을 공략하는 독창적 기자였다. 독서와 성찰로 자신을 괴롭혔다.      

한국 사회학회 ‘한국사회’ 논문집.  정운영     

해양투기 17년. IRE TV 부문 본상

가난에 갇히니 아이들, 2005년 IRE 특별상

톰 울프, 뉴 저널리즘

존 스타인 백, 분노의 포도

어니스트 헤밍웨이,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찰스 디킨스, 마크 트웨인, 폴리 토인비 거세된 희망, 잭 런던 런던의 밑바닥 인생

조지 오웰 ‘카탈루니아 찬가’,

에드거 스노우 ‘중국의 붉은 별’

존 리드 ‘세계를 뒤흔든 10일’     

혜량하다.      

#현시창, 알마, 2012

작가의 이전글 한국 언론&기자의 문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