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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고기녀 Dec 28. 2020

숫자로 보는 테크 헤드헌터의 2020년 회고

올해 나를 통하여 이직하신 후보자 20명 


작년과 동일한 숫자, 한 달에 약 2명꼴이니 매니징 할 수 있는 페이스. 리쿠르팅 프로세스를 생각해 보았을 때 잡을 받고 써칭을 진행하고 1-3차 인터뷰를 진행하고 오퍼를 협상하고 수락 및 출근일까지 조정하면 빨라야 2주이기 때문에, 2주에 1명꼴로 성공적인 채용이 나온다면 안정적이다.

20명의 후보자는 A-L 12개의 고객사에 하기와 같이 place 되었다.  

후보자 - 고객사 
1 - A
2 - B
3 - C
4 - D
5 - E
6 - E
7 - E
8 - A
9 - B
10 - F
11 - G
12 - H
13 - F
14 - I
15 - B
16 - J
17 - A
18 - A
19 - K
20 - L

고객사 별로 보면, 하기와 같은 성과이다.
A사 4명 
B사 3명 
E사 3명 
G사 3명 
F사 2명 



고객사 = 곰탕 


고객사와의 관계는 곰탕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진해지고 풍미도 깊어진다. 위 A, B, E사는 2019년부터 관계를 유지해왔던 곳이다. E사는 작년 하반기부터 다수의 후보자들을 추천하였고 꽤 긴 인터뷰 프로세스를 진행하였는데 속속들이 탈락을 하였다. 작년의 실패를 통하여 E사 인터뷰 프로세스 단계마다의 디테일한 팁을 얻은 상태였고 올해 초 만반의 준비를 하여 무적의 후보자 풀을 형성하였다. 이렇게 준비가 많이 되어있는 상태에서는 한 분기 3분 채용은 예상할 수 있다.

후보자님들께 우리 회사 피칭을 할 때 항상 고객사와의 중장기적인 관계를 강조한다. 내가 잘하는 회사이고, 인사담당자이고, 채용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나랑 같이 하면 이득이시라는 논리이다. 실제 75%의 고객사가 repeat custome라니 내 주장의 근거이다.

Good Karma


F사와의 관계에서 느꼈던바를 기억하고 싶다. F사는 오래전부터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테크 기업이었다. 그들의 product을 믿었고, 유용하다고 생각했고, 굉장히 sophisticated 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글로벌 씬에서 내는 임팩을 인상 깊게 보았으며 내비쳐지는 조직문화의 요소들도 흥미롭고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 난 작년부터 끈질기게 F사에게 구애를 하였다. 헤드헌터의 BD 법은 약간의 영업비밀이니 생략하고 여하튼 별 방법을 다 동원해서 F사와의 미팅을 연초에 성사시켰다. 미팅 후 그들은 묵묵부답이었다. 얼마나 원했던 미팅인데... 몇 차례의 follow-up이메일과 콜에도 답이 없자 나는 뭐 F사 없는 나의 길을 가야 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외근 이동 중 고속도로를 달리던 택시 안 F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일을 시작하려면 계약서가 필요하니 올봄에 보내드렸던 계약서를 기억하시냐고 했다. 외근 일정이 끝나기도 전 싸인 된 계약서는 내 인박스 안에 도착해 있었다.

그래서 써칭을 시작했고 신규 부서의 2명 핵심인재를 한 달 내에 입사시켰다. 후보자 두 분도 정말 만족하시고 요즘도 연락드리면 행복해하신다.

그래서 내가 깨달은 것은 인과응보. 내가 계속 좋아하고 잘되길 빌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우주에 전달하면 그런 복은 다시 나에게 반드시 돌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고객사를 진심으로 고객사를 좋아하고 팬이 되는 나의 마음은 더 큰 상처를 받을 리스크를 지지만 good karma는 항상 돌아온다!


올해 만나 뵌 후보자 255명 


회고를 쓰기 위하여 사내 성과분석 툴을 이용하여 올해 만나 뵌 후보자님들의 리스트를 보고 있는데.. 진짜 많긴 한 것 같다. 일주일에 5명 새로운 후보를 뵙는 게 나의 목표이긴 한데.. 정말 52주 동안 꼭 5명씩 만났구나. 나의 헤드헌터로써 가장 큰 행복의 원천은 후보자 관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후보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작년에는 일주일에 5명을 면대면으로 찾아뵈려면 정말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어야 했고 주중 대부분의 시간을 테헤란로를 헤매며 보냈었는데 올해에는 많은 미팅이 비대면으로 대체되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코로나가 완화되었던 몇몇 달들은 프랜차이즈가 아닌 커피숖을 찾아 직접 만나 뵙고 인사드려 다행이었다.

많이 뵐수록 한 분 한 분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니 내년은 quantity보다는 quality에 집중하고 싶다.


Notion Onboard


올해 초 코로나로 재택을 시작하며 외근의 부재 등으로 생긴 여유시간에 팀을 노션에 온보딩 시켰다. 작년부터 고객사 후보자 속속들이 노션을 사용하셨고 남들도 다 반하는 UI에 나도 매료되어 팀에게 제안하였다. 팀 내 2명의 task force를 꾸려 이 주간 이미 사용 중이었던 Google drive, trello 등의 툴들을 노션으로 재설계해 보았고, 한 곳에 다 보여 있으니 편하다는 피드백을 기반으로 팀 전반의 project management를 노션으로 옮겼다.

매니저와의 주간회의 및 성과 보고도 노션으로 옮겨졌는데, 나는 요것조것 테이블 외에도 추가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재미있었다.

올해 회고록도 노션에 각 맞춰 색깔별로 정리된 나의 개인 노션 페이지를 적극 활용하였다. 연말 회사 내 다른 2팀도 노션으로 온보딩 하였고 내년쯤에는 전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매니저: 채용업무와 병아리 돌보기 


올해 매니저로 진급하였다. 전팀에서 한 명의 팀원을 위임받아 direct report가 생겼다. 그녀는 사실 너무 쾌활한 성격에 일도 잘해서 걱정은 없었다. 다만 나도 매니저란 실제로 "매니징"을 해야 한다는 것에 적응이 필요하였다. 1주일, 하루, 몇 시간 단위로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 잘 가고 있나 살펴줘야 한다. 연말쯤에는 좋은 repoir가 형성된 것 같고 나도 어느 정도의 컨츠롤을 유지하고 그녀의 자율성도 밸런스 되었다.

매니저로써 예상외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것은 채용업무. 우리 회사는 신입 상시 채용 제도 인 데다가 우리 팀은 TO가 있기 때문에 적극 채용 중이다. 면접 일정이 잡히면 앞뒤로 외근을 잡기도 조심스럽고, 항상 빗발치듯 울리는 전화 업무도 홀드하고 면접시간에 맞춰 입장하여야 한다. 때문에 자리에 있어야 하는 부담도 생각보다 컸다.

최근에 들은 People Analytics 수업 내용도 참고하고 내가 취준 할 때의 면접 경험들을 뒤돌아 보며 좋은 면접관이 돼보려고 노력을 하였지만 다음날 잡플래닛에서 부정적인 면접 평가를 확인하니.. 아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구나 싶었다.

하지만 내 사전에 쉬운 일을 선호한 적이 있던가! 좋은 면접관이 되는 것은 2021 목표이기도 하다. 모든 분에게 회사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탈락하셔도 긍정적인 경험이실 목표하고 있다.




Extra-curricular


올해에는 업무 외 일과 약간의 유관성이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시작하였다. 채용에 관여하다 보니 헤드헌터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시장에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헤드헌터 브이로그를 주제로 유튜브를 시작하였다. 유튜브를 하다 보니 내가 일하면서 생각하고 얻은 인싸이트들을 편집과 기획의 부담을 덜며 하고 싶어 브런치도 시작하였다.
또 coursera로 다양한 수업을 듣기 시작하였다. 또 후보자님들, 고객사님들께서 자주 논하시는 책들을 사서 읽기 시작하였다. 현재 읽고 있는 두책은 Netflix 문화에 관한 "No Rules Rules"과 Uber에 관한 "Super Pumped." 서평은 나중에 쓰겠다.

여하튼 이렇게 부가적인 일을 많이 벌렸다는 것은 내 본업에 노하우가 생겨서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있다 보니 시작하게 된 긍정적인 지표로 보겠다.
내년에도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많이 하여 스스로 영감을 찾고 또 열심히 일해야지.

2020... 진짜 이상했는데 뭐 알 찾다! 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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