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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우wow Jul 03. 2024

코다리 조림 국물까지 싹 비웠어요

코스트코 회원가입

드디어 코스트코에 갔다.

코스트코에 가려면 회원카드가 있어야 하지만 자주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코스트코 회원카드를 발급하는 걸 망설이고 있었다.


며칠 전 남편이 퇴근하고 들어오며 말했다.

16층에 사는 남자이웃이 남편 본인이 일하는 은행에 와서 업무를 보러 왔다가 이웃인 걸 알게 되어 가끔 인사를 나누는데 마침 퇴근길에 마주쳤다고.

그 이웃은 퇴근길에 코스트코에 들렀는지 많은 양의 장 본 것을 들고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그 사람은 코스트코 회원이구나! 부럽다. “

"그게 무슨 소리야?"

"난 돈이 없어서 코스트코회원이 아니잖아"

"돈이 없다니, 알았어 내 용돈으로 줄게 회원가입해"

"그래? 코스트코 회원 되는 거야?"

"얼만데?"

"5만 원!"


나는 38,500원을 받으면 되는 것을 5만 원이라 거짓말을 하고 회원가입을 하기로 했다.

하하하. 웃음이 난다.

이 웃음이 사기 친 금액 때문일까, 코스트코에 회원을 가입하게 되어서일까.


그런데 다음날  아파트에서 가입된 톡방에서 내 눈이 커지는 글이 올라왔다.

[코스트코 상품권 팝니다]

내게 딱 필요한 글이었기에 재빠르게 손을 움직여 답장을 썼다.

[저요!]

아마 바로 옆에 있었다면 오른손을 번쩍 들었을 만큼이나 적극적인 대답이었다.

나는 바로 그분이 사는 아파트동 앞으로 현금을 들고 가서 상품권을 받고 거래를 했다.


그리고 바로 코스트코로 달려갔다.

남편에게 회원가입하겠다고 5만 원을 받고 바로 다음날이다.


한 가지 나만의 팁은 이렇다.

코스트코 회원카드 없이 물건을 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상품권이다.

더불어 나에게 희소식은 코스트코상품권이 10만 원이었지만, 만 원짜리 다섯 장과 오만 원짜리 한 장이었다.

이 말은 즉 바로 코스트코를 6번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많은 금액을 사든 상품권은 입장권처럼 한 장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코스트코에 딸랑 만 원짜리 상품권 한 장을 들고 갔다.

그리고 준비물은 현금을 두둑하게 들고 갔다.

남편이 좋아하는 소고기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코다리를 샀다.

그냥 코다리가 아니라 밀키트로 되어있는 코다리조림이었다.

아주 신이 난다. 내가 냄비에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밀키트라서 정말 반가웠기 때문이다.


그날 장을 다 보고 와서는 코다리 조림을 해야 하는지 소고기요리를 해야 하는지 주방에 우두커니 서서 한참 고민을 했다.

                

고민 끝의 결정은 코다리 조림이었다.

남편이 몇 달 내내 코다리조림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통통한 코다리살과 그 안에 들어있는 무, 감자는 동봉된 양념에 간이 푹 배어 먹음직스럽게 보이고 매콤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퇴근해서 저녁 식사를 하려던 남편이 말했다.

"코스트코 회원카드 만들었구나?"

"......"

"왜 대답을 안 해? 이거 코스트코에서 산거라며."

"치사하게 돈 줬다고 물어보고 그러지 말아 죠."

내가 거짓말은 또 못한다. 비록 회원가입비는 조금 더 올려 받았어도 말이다.

"오잉?"

"아무튼 내가 코스트코에서 산 고기 그리고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들 내가 알아서 사 와서 해주면 되는 거잖아."

"이 엉뚱한 와우! 그게 또 무슨 소리야 하하하 회원가입을 안 한 거야? “

더 이상 묻지 않고 깔깔 웃는 남편이다.


나는 그 후 2주 뒤에 남편이 코다리 조림 또 먹고 싶다기에 동네마트에 가서 코다리만 사 왔다.

내가 코스트코맛 코다리를 만들어주면 되는 거니깐.



코다리조림 만드는 법



코다리조림 만드는 법

1. 코다리는 머리 부분을 잘라버린다.

   몸통은 3등분으로 잘라내고, 지느러미는 가위로 잘라 정리한다. 물로 씻어 물기를 뺀다.

   (코다리 3마리 분량)


2. 감자 또는 무는 0.5센티 두께로 잘라 준비한다. 두 가지 다 넣으면 코스트코 밀키트랑 내용물이 같아진다.


3. 넓은 냄비에 감자나 무를 깔고 그 위에 코다리를 넓게 펼쳐 자리 잡는다.


4. 물은 자작하게 넣어도 좋고, 코다리가 잠기도록 넣어도 좋다. 물을 많이 넣으면 쫄면사리 같은 걸 넣어 먹을 수 있기도 하다.


5. 양념 : 양조간장 4큰술, 참치액 3큰술,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마늘 1큰술, 생강 1 티스푼, 청양고추 6개, 대파 1 뿌리


6. 양념을 골고루 넣어 졸아들 때까지 끓인다. 한참을 졸여야 생선에 간이 배이고 맛이 좋다.

    주의할 점 : 코다리가 부서질 수 있으니 주걱으로 뒤집지 않고 수저로 자주 양념을 뿌려준다.


7. 시래기나 우거지를 미리 삶아 놓은 것이 있다면 같이 넣고 끓이면 영양가도 높이고 생선과 같이 먹기 참 좋은 조합이기도 하다.


8. 코다리 조림은 몸에 정말 좋으니 자주 해 먹도록 한다.



나는 코스트코에 또 가서 코다리조림을 사 오지 않고 직접 사다가 양념을 해서 만들어 봤다.

워낙 코다리 조림을 좋아하는 남편은 눈치를 채지 못하고 맛있게 밥 두 그릇 드셨다.

나는 그렇게 코스트코 상품권을 아꼈다.


‘자기야, 코스트코 회원 가입비는 38,500원이야. 다른 데 가서 5만 원이라고 말하고 다니지 마~

그리고 그 돈은 당신 딸이 비싼 주민등록 사진 찍는다기에 5만 원 통째로 줬어. 근데 사진비는 4만 원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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