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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메이 Jan 08. 2023

언어 제조자.

너희가 만든 언어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그들의 창의성에 감탄을 하며 그 귀여움에 엉덩이를 방방 때려주고싶을 만큼 사랑스러운 순간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아이들이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 쓸 때이다.


#1.  2호의 '엉덩이 말고 따라와~!'

 

형아의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복붙 수준으로 따라하는 둘째 2호가 1호의 말을 무엇을 잘못들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엉덩이 말고 따라와~!' 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말을 들은 1호는 자기 엉덩이를 한 번 치고는 2호의 말대로 따라야한다.


#2. 1호의 ' 엄마, 네 이놈~'


아직 부모에게 높임말을 쓸 줄 몰라 그것이 그대로 어른들에게 전가되어 걱정인 나는 1호가 가끔 내가 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속이 상하면 나에게 '엄마, 네 이놈~'이라고 말한다. ㅠ 그럴때마다 엄마에게 그런 말투와 단어를 쓰는게 아니라고 야단을 치지만 ...


#3. 2호의 '원목패턴블록'


아직 응아를 혼자 닦을 줄 모르는 2호는 응아를 다하면 원목패턴블록이라고 변기에서 크게 외친다. 말뜻은 어서 엉덩이 닦아주러 오라는 뜻이다.


#4. 2호의 '아위지아~'

1화와 2호가 킥킥 웃는다.  2호가 1호보고 '아위지아~'라고 하니 1호가 싫은 내색없이 킥킥 웃으며 2호의 지시에 따른다. 2호가 만든 마법의 말 '아위지아~'때문이다. 이 말을 들은 후로는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해줘야 한다.  자기 전 깜깜한 부엌에 물을 마시러 갈 때 아무리 혼자 가라고 해도 2호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아위지아~, 물뜨러 부엌에 같이 가자.'

그럼 옆에서 1호가 말한다. '엄마, 아위지아야~ 그럼 꼭 그렇게 해야해. 킥킥킥'

나도 그 마법의 말에 걸려들었다.


#5. 2호의 '간지러러~'

'간지럽다.'라는 말을 '간지러러.'라고 발음한다. 그 발음이 귀엽고 재미있어 한번도 일부러 수정하여 제대로 된 말을 가르쳐주지 않았더니 아직까지 '간지러러.'라고 말한다. 아토피라 간지러운 곳이 한 두 곳이 아닌데 하루종일 '엄마, 다리가 간지러러. 엄마, 겨드랑이가 간지러러. 머리가 간지러러' 그런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자기들만의 뜻을 가진 말들이 있는데 막상 쓰려니 까먹어서 생각이 안난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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