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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메이 Apr 21. 2023

결심하려고 쓰다.

언제까지 거미아줌마로 살 거냐?

결혼하기 전까지 나는 내 몸매에 큰 불만이 없었다. 그때도 탄수화물을 좋아해서 주야장천 먹어댔고 그 결과로 팔다리는 호리호리한데 배만 볼록하게 나왔었지만 내 몸무게는 55킬로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전체적인 통이 얇아서 잘만 매치하면 A자 라인 치마도, H자 라인 치마도 심지어 허리통을 꽉 졸라매는 벨트형 치마도 입을 수 있었다.


한동안 탄수화물을 조금 줄이고 야채 먹는 양을 늘려봤더니 20대 후반에는 몸무게가 50킬로 까지 내려가서 그때도 뱃살이 완전히 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여전히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고 나니 아이가 자랄 동안 내 시간은 사라졌고 밤 11시가 넘어 아이들을 다 재우고 남편과 느지막이 야식하나 시켜 먹는 재미로 몇 년간 살았다. 그리고 나니 나는 어느새 10킬로가 쪄서 이제는 야식을 먹지 않는데도, 밥을 그리 많이 먹지 않는데도 그 몸무게가 유지되어 60킬로짜리 거미 아줌마가 되었다.  


원래도 많았던 뱃살은 이제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엘리베이터에서 나를 모르는 이웃들에게 셋째를 임신했냐는 굴욕적인 인사를 받은 적도 있고, 그렇게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나는 어느새 사진을 기피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도 입고 싶다. 입고 싶은 옷.

체형을 가리거나 어쩔 수 없이 걸치고 다니는 옷 말고 예쁜 옷 입고 싶다.


지금 입어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


지금도 지코바, 불족, 칼국수, 만두가 막 먹고 싶지만.. 결심하려고 쓴다.

살을 빼야 한다.

살을 뺄 것이다.


운동으로 몸을 멋지게 만드는 연예인들처럼 나도 할 수 있다.

나는 거미 아줌마가 되기 싫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는 식욕을 이겨낼 수 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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