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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우 Oct 05. 2024

작가들의 장비병은 키보드에서 시작된다.

역시 한국인은 장비부터 마련하고 본다

웹소설 좀 쓴다는 사람 치고, 키보드 여러 개 아닌 사람? 

솔직히 없을 거다.

나만해도 그동안 스쳐 지나간 키보드들을 제외하고 지금 두 개의 키보드를 가지고 있다. 


작가들은 대체로 키압이 낮은 키보드를 선호하는 데, 30g의 키압을 가진 키보드가 가장 대세다.

하지만 가격대가 무척 비싸서 나는 35g의 키압을 가진 제품을 쓰고 있다. 

35g의 키압을 가진 제품들은 10만 원 대에 형성되어 있으니 본인의 선호도를 잘 살펴보고 고를 수 있기를 바란다.


키압과 동시에 중요한 건 키의 높이다. 

모 사의 키보드는 35g의 키압을 가졌지만 미묘하게도 불편했는데 알고 보니 개별 키가 다른 키보드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었다. 이에 키캡을 낮은 걸로 교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분리형, 인체공학 등등의 키보드들이 이용되고 있는데, 나는 가성비 템을 사용하고 있다.

굳이 제품명을 언급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사양의 키보드들은 많으니 선택지는 넓을 것이라고 본다.


그다음 중요한 건 의자다.

(대부분의 작업을 키보드로 하기에 마우스는 그리 중요성이 크지 않다.) 

대체로 100만 원이 넘는 모 사의 의자를 선호하는 데, 나는 아직 앉아본 적이 없어서 사지는 못했다.

의자로 태우기에는 너무 비싼 값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무용 의자에 발받침을 사용하고 있다.

발이 바닥에서 뜨게 되면 아무래도 허리 축이 무너지고, 동시에 집중력도 빨리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데스크(모션 데스크를 쓰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간식거리(마실 것과 씹을 것) 등등이 있다.

최종 테크트리는 그 모든 걸 갖춘 작업실이다.

전업 작가들의 경우 집이 아닌 작업실을 별도로 두는 경우가 있는 데, 절세적 측면이나 일과 생활의 분리적 측면에서 꽤 효과적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 절세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버는 것은 아니라서 서재 한쪽에 PC를 두고 작업하고 있다.


가끔 카페에서 작업을 하는 멋진 나에 취해보려고 장비를 챙겨 들고 가보기는 하는데, 효과는 미미했다.

다른 사람이 내 원고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더 불편했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특이한 조판(ex. 카카페 조판)을 켜놓고 키보드를 우다다다 치고 있는 사람이라면 99% 웹소설 작가라고 본다.



오늘은 그래도 꽤 길게 초보 작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소리를 지껄인 듯하다.

왜냐면 나는 지금 본업 이력서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웹소설 작가에게 직업이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역시 시험 공부 하기 전에 책상 청소가 가장 재미있듯이,

해야 할 일을 하기 전에 딴짓을 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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