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이 자꾸만 사라지는 신비한 마법
출판사 PD라는 직업이 박봉에 일이 고되다는 것은 꽤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어 좀 치는데?
하는 담당은 자꾸 사라진다.
어디로?
이직, 전직, 영영 볼 수 없는 퇴사로...
이전에 어떤 작품 작업 도중에는 담당자가 네 번 바뀌었다.
첫 번째 담당자가 퇴사할 때는 참 속상했다.
일을 꽤 잘해줬기 때문이었다.
내가 캐치하지 못한 부분도 잘 체크해 줬고.
이것저것 잘 따오기도 했다.
그러던 그 담당이 어느 날 하는 말.
"작가님. 저 다음 주에 퇴사합니다."
"네?"
청천벽력 같았다.
아니 우리 좋았잖아요...
그 담당은 다른 회사로 갔다.
물론 나에게 다시 만나서 같이 작품 하자는 말을 남겼지만, 그는 몇 년째 소식이 없다.
잘 살아 있는 걸까?
잘 살아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두 번째 담당은 전직했다. 이 업계를 떠났다는 말이다.
어디로 갔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그는 그럭저럭 일을 잘했고, 실수가 난 적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잘 수습했다.
사과도 잘했고.
일단 사과라도 잘하면 반은 먹고 가는 게 사회생활 아니겠는가.
그 역시 어디선가 잘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세 번째 담당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출판사 내부적 사정으로 인한 것이리라 본다.
담당이 바뀌었고...
마지막 담당은 내게 미안해하며 말했다.
"작가님. 저 퇴사합니다."
"예?"
이제는 덜 놀란다.
그래도 여태 작업하던 정이 있으니 조금 놀라기는 한다.
이직하겠거니, 했는데. 아예 업을 떠난다고 했다. 돌아올 생각도 없다고...
근데 꼭 곧 죽을 사람처럼 말해서 좀 의아했는데, 알고 봤더니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고 한다.
그 담당이 어디선가 꼭 건강하게 지내고 있기를 바란다.
장기간 연재를 하면 담당이 자꾸만 사라지는 마법을 겪는다.
근데 그건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잘 맞는 담당과 부디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도, 그리고 다른 작가들도, 그리고 그 담당들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