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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우 Oct 15. 2024

작가가 아닌 직업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내가 전업작가가 될 수 없는 이유

나는 안정지향형 인간이다. 

어려서부터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기 원했고(반쯤은 부모님의 세뇌교육도 있었다), 

동시에 삶에 불확실성이나 변동성이 커지는 걸 별로 원치 않아 했다. (이건 성향의 문제다) 


그리하여 일평생 공무원 같은 철밥통 일을 하며 살 줄 알았는데, 

어찌하여 나는 전업(이라 쓰고 백수라고 읽는다) 작가가 되었는가....


그 말을 하자면 좀 길지만,

하여간 전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본래 본업이 있다.


실은 내일도 본업의 면접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아무 소리나 지껄여보고 있는데, 여하간 작가가 아닌 직업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특히나 가장 좋은 점은  '내 이 글로 반드시 돈을 벌어야지!'라는 비장미가 없어진다.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즐거움이랄까.

그래서 첫작 돌잡이도 마이너로 시작해서 마이너 외길을 걷고 있기는 하다만.

태초에 마이너라 대중의 입맛에 맞는 글을 쓸 수가 없긴 하지만.

좀 이상한 글을 쓰고, 좀 안 팔려도. 

본업에서 충당이 되니까 마음이 가볍다.


근데 여기서 전업이 되면?

머리가 빠개진다.


여기서 메이저 전개로 가야 되는데. 근데 또 약간은 신선한 맛이 있어야 되는데.

그래야 연독이, 매출이, 노출이... 하는 끝없는 굴레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거는 오롯이 작가의 몫이라 누구도 대신해줄 수가 없다.

공장은 공장인데, 혼자 설계하고 조립하고 출고까지 돌리는 공장임. 암튼 그럼. 


그때부터 약간 정신병 파티 시작이 되는 것이다.

왜냐면 웹소설은 실시간으로 판매 순위가 모든 사람에게 노출되니까.

심지어 댓글도, 리뷰도 모든 이가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정신병 파티에 걸리지 않으려면 "전업 작가"라는 나에 너무 심취해서는 안 되고,

적당히 내 망한 웹소설 매출을 메워 줄 본업이 있어야 한다.

그게 내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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