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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plus Sep 16. 2021

안녕이 아니라 '또 만나요!'

나에게 퇴사자와1년 뒤또 만나는 시간이 중요하다.

첫 창업 2013년 1월이었다. 

그때 나이 33살이 막 되던 해 1인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회사를 만들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어요. 

뭐 먹고 사니? 뭘로 돈 벌어? 그게 돈이 되니? 한마디로 무슨 일을 하는데?

이 질문들 정답도 없고 말하면 입 아프고, 동종업에 종사하지 않으면 이해시키기 어려운 질문들이었다. 


그렇게 혼자 회사를 만들고, 가장 어려웠던 것은 채용이었다. 

특히 마케팅 일을 하는 회사는 채용이 회사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첫 채용을 시작, 계속되는 실패

회사 창업 후 초기에는 프리랜서 2명과 일을 했다. 

그리고 3개월 뒤 첫 채용을 시작했다. 

첫 입사한 직원은 하루 출근하고 저녁 11시에 퇴사 메시지만 모바일로 보내고 다시는 보지 못했다. 

두 번째 입사한 직원은 2일 출근하고 또 저녁에 메시지로 퇴사를 통보하고 다시는 보지 못했다.

이렇게 두 명의 직원이 출근하고 2일을 넘기지 못하고 퇴사하였다. 

나는 두 명에게 출근날 임금은 지급하였다. 그들이 밉거나 원망스럽지는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그럴만했다고 생각한다. 


1인이 운영하는 회사. 하지만 왜 입사하겠다고 했을까?라는 고민만 하며 남겨진 랩탑만 바라본다.

하지남 나는 1인 회사의 특징 항상 일을 하고 있었다. 내가 하지 않으면 일은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시간은 흐른다. 


드디어 첫 직원이 생겼다.

그렇게 어렵게 채용을 반복하며, 결국 1년 인턴을 채용했다. 대학 재학 중에 1년만 조인하겠다는 의사를 받아들이기에는 임시방편이 될 수밖에 없어 오랜 고민을 하였지만 왠지 끌리는, 내가 그녀의 포스에 설득된 듯하다.  1년 동안 회사는 많이 성장했고, 그 중심에는 첫 직원 인턴이 있었다. 

딱 1년 일하고 미국의 학교로 돌아가 그 자리를 대신할 사람을 구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멤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현재 미국에서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벌써 5년 차 인가? 

퇴사하고 3년 뒤에 강남역에서 만났는데, 자기가 월급이 더 많다며 막걸리를 사주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냈다. 그리고 내가 더 벌겠다고 다짐했다 ㅎㅎㅎ

그 후로 또 채용, 인턴, 아르바이트 등 여러 명을 마주하게 되었다. 


첫 퇴사자가 생겼다. 

첫 직원이자 인턴이었던 그녀는 퇴사자가 아니라 예정된 퇴사였기 때문에 아쉬움과 고마움만 남기고 떠났다. 그 후 회사에 첫 퇴사자가 생겼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때 상처를 많이 받았다. 

퇴사 과정에서 회사 내부에 안 좋은 소문들이 돌고, 어수선한 하고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그리고 첫 퇴사자는 나의 챌린지가 맘에 들지 않았는데 명확한 피드백과 대화도 없이 상당히 좋지 않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집중해서 처음 겪는 상황에 상당히 예민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일 아니었고, 대응하지 않아도 될 것들로만 가득했던 3개월이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퇴사자가 생겼다. 

뭐라고 해야 할까? 나는 어느 날 나에게 와서 퇴사하겠다는 직원들을 앞에 두고 다른 말을 한 적이 없다. 

지금도 항상 이 말만 한다. 

지금 나한테 이 말을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다가 말을 꺼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힘들었나 보네요. 퇴사를 받아들이도록 할게요.

이 말을 하고 나서 항상 나는 나를 토닥 거린다.

나는 계약 종료를 제외하고 퇴사 통보를 통해 퇴직한 경험을 3번 했다. 회사에 가서 퇴사를 하겠다는 말은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민, 불안 등이 장시간 쌓인 결과물이 바로 퇴사 통보라고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은 퇴사 통보를 협상의 시작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경영자 입장에서 그렇게 협상을 시작하는 사람은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두 번째, 세 번째 퇴사자는 우리 회사의 일을 하면서 상당히 많이 힘들어했다

그리고 그들은 퇴사 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갔다. 그리고 두 번째 퇴사자부터 퇴사 1년 후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퇴사 후 1년 웃으면서 다시 만나요

퇴사 직전이나 직 후에는 감정적으로 정리가 잘 안되어 면담을 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회사가 해결해 주지 못하는 문제가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 퇴사자와는 1년이 아닌 3개월 쯤 만났는데 기록하고 싶지 않다.

퇴사 후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사람과의 만남은 매우 위험하다.


두 번째 퇴사자와 1년 후 만났습니다. 

상당히 밝은 표정과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식사와 차를 마시며, 나눈 대화에서 그와 나의 목표는 전혀 일치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웃으면서, 서로의 안부를 공유하고 다음에 또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세 번째 퇴사자와 1년 후 만났습니다. 

세 번째 퇴사자는 원래 우리 회사 오기 전에 있던 업종으로 돌아간 케이스였습니다. 퇴사 1주년 기념 식사를 직원들과 함께 하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제자리를 찾아간 것 같아 매우 기뻤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못 만났네요.


곧 네 번째 퇴사자와 만납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일 네 번째 퇴사자와 만남을 합니다. 이번에도 퇴사 1년입니다. 앞에 두 번째, 세 번째 퇴사자와는 다른 케이스입니다. 2년을 넘게 함께 일하고, 제가 챌린지를 하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버거운 날들을 보내다, 결국 자진 퇴사가 아닌 해고를 통보한 두 번째 케이스였습니다. 

왜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네 번째 퇴사자와의 만남을 준비하면서 매우 많은 지난 시간을 회상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와 오류가 있었음을 인지 하게 됩니다. 


퇴사자와 1년 뒤 만남을 하는 이유

개인 적으로 퇴사자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는 않습니다. 여기는 사회이고, 조직의 성장을 위한 구성이 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만나고 싶지 않은 분들도 있을 거예요. 거절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퇴사자가 생기면 개인적으로 항상 궁금한 것들이 생깁니다. 

그때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그런 상황이 만들어진 배경을 알고 싶은 것입니다. 

같은 상황과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그 문제를 알아야 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퇴사자와 1년 뒤 만남은 항상 많은 고민과 숙제를 만들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반대로 멤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깊게 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럴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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