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행동이 동행하게 되었다.
그들은 길가에 들어섬과 동시에
결의를 다지며 약속했다.
함께 가자고.
뒤쳐질 때는 앞서감을 떠올리고
앞서갈 적엔 뒤쳐질 때를 잊지 말며.
대부분 어디로 갈지는 마음이 정하였다.
행동은 마음을 그 누구보다 흠모했기에.
하지만
마음은 매우 빨랐다.
겸손함을 갖추고도
상대적으로 느린 행동을 기다리는 그 인내심을
극복해내지 못한 채
함께 가자는 그 약속을 떠올리며 후회했다.
약속을 하지 않았더라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을 것을.
정직한 마음은
그 약속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답답함을 감내하기엔 턱없이 버거웠다.
그래서 마음은
행동을 두고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행동은
마음에게
우리 함께 가자고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 잠깐 샘솟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의 능력이 닿지 못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에 따른 마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마음이 먼저 치고 나간다고 해도
더 좋아지는 건 없었다.
행동과 함께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낸다는 사실을
감정에 가려 깨닫지 못할 만큼
마음은 굼뜬 행동을 보며
한숨을 폭 내쉬었다.
행동은 마음을 따라붙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마음도 아주 어리석지는 않은 지라
자신이 앞서나가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어도
어느 정도는 감안하여도
어쩔 수 없는 이야기가
우리 세상에는 많이 있다.
마음은 행동을 앞서 나간다.
행동은 마음에 미안해 한다.
하지만 미안하다고 해서 다 극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서로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 끝에
마음은 천천히 나가는 법을 배웠고
행동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수월하게 따라가는 법을 배웠지만
못 보던 새로운 갈림길에서
마음은 돌연 두 눈을 지진하며
합의되지 않은 약진을 하며
행동에게 죄책감을 갖게 할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마음은 또 한번 앞서나갈 것이다
행동에 대해 절반의 연민과 절반의 애증을 품은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