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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Nov 11. 2022

마음이 앞서는 과정에 대한 동화적 들여다봄

마음과 행동이 동행하게 되었다.


그들은 길가에 들어섬과 동시에

결의를 다지며 약속했다.


함께 가자고.

뒤쳐질 때는 앞서감을 떠올리고

앞서갈 적엔 뒤쳐질 때를 잊지 말며.



대부분 어디로 갈지는 마음이 정하였다. 

행동은 마음을 그 누구보다 흠모했기에.



하지만

마음은 매우 빨랐다.


겸손함을 갖추고도 

상대적으로 느린 행동을 기다리는 그 인내심을

극복해내지 못한 채 


함께 가자는 그 약속을 떠올리며 후회했다. 

약속을 하지 않았더라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을 것을.


정직한 마음은

그 약속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답답함을 감내하기엔 턱없이 버거웠다. 







그래서 마음은


행동을 두고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행동은 


마음에게 


우리 함께 가자고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 잠깐 샘솟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의 능력이 닿지 못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에 따른 마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마음이 먼저 치고 나간다고 해도 

더 좋아지는 건 없었다. 



행동과 함께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낸다는 사실을 

감정에 가려 깨닫지 못할 만큼

마음은 굼뜬 행동을 보며

한숨을 폭 내쉬었다. 


행동은 마음을 따라붙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마음도 아주 어리석지는 않은 지라

자신이 앞서나가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어도

어느 정도는 감안하여도


어쩔 수 없는 이야기가

우리 세상에는 많이 있다. 





마음은 행동을 앞서 나간다. 

행동은 마음에 미안해 한다. 

하지만 미안하다고 해서 다 극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서로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 끝에

마음은 천천히 나가는 법을 배웠고

행동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수월하게 따라가는 법을 배웠지만



못 보던 새로운 갈림길에서


마음은 돌연 두 눈을 지진하며

합의되지 않은 약진을 하며

행동에게 죄책감을 갖게 할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마음은 또 한번 앞서나갈 것이다


행동에 대해 절반의 연민과 절반의 애증을 품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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