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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Nov 14. 2022

마음과 행동의 극적 비롯함

사실은,


마음과 행동은


그들이 떨어지는 것 만큼 힘든 것은 없을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인내하고 감내했다.



그러다

마음은 가끔 춤을 췄다.

알 수 없는 춤을 췄다.

춤을 배운 적은 없지만

문 틈 새로 빛이 빠져나오듯 영혼 속에서 새어나오는 이름모를 춤을 췄다.

 


행동은 마음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말려야 할까,

더욱 북돋아야 할까,

아니면 의식하지 않고 그대로 가야 할까.


행동은

이러한 마음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이질감의 탑을 천천히 쌓아올리었다.


그리고,

행동은 돌연 헤어짐을 논하였다.

마음은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행동은 머뭇거리며 마냥 바라보았다.






마음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이윽고 떠나갔다.

그동안 보았던 마음의

어느 때 보다도 빠른 속도였다.


행동은

마음을 바라보며

미련 없이 떠나감에 대한 서운함과

그동안 빨리 가고 싶은데 얼마나 참았을까

하는 미안함이 동시에 덮치었다.



행동은 마음을 그리다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후회함을 인정했다.




마음은 어디로 떠나갔을까?

하나뿐인 짝인 행동을 두고.



어딘가에서 목을 축이지 못해 숨을 거두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마찬가지로 눈물을 흘리며 남은 숨을 견디다


긴 시간 뒤에 행동을 찾아다니며


다시 함께 해보자고 제안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흔하지는 않다.





지금도 마음을 잃어버린 수많은 행동들이

저기 후회로 주저앉아 있다.


그 모습을 본,


동행을 멈추지 않고

손을 맞잡은 마음과 행동이


고통과 갈등 속에도

턱끝까지 차오른 비장한 숨을 내쉬며

한 번 더 서로를 생각하며

힘찬 휴식과

의미 넘치는 걸음을 지속한다.



마음과 행동은 그렇게 극적으로 비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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