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는 욕망 중 하나는 드러눕기이고 그 본질은 자유이다.
고등학교 시절 빈 야자실 캐비닛 위로 올라서 온몸을 엎드려 책을 보고
대학 시절 버스킹을 하고 캠퍼스 잔디 위에 누워 하늘에 스케치를 날리고
몽골 여행 밤하늘과 마주보려 알록달록 에어배드 위에 눕고
삶의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잠을 위해 눈을 감고
차 없는 도로 위에 누워 완화된 억압을 만끽하고
나는 누워 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수많은 감각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기억 작품으로 완성되는 드러눕기가
내 삶의 잔잔바리 행복들 중 하나이자 여행의 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