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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Dec 21. 2023

간절했던 선명함의 추억의 끝

지금 내 눈 앞이자

추억의 끝에는 

당신이 있습니다.


미래를 그리며

지금의 나는

일 년 후의 당신께,

당신은 

일년 후의 나에게

흘려 보냅니다. 



삼키지 않아야 미어지지 않고,

내키지 않아도 함께 해보는것.




펜을 쥔 그런 어여쁨 안의 그대가

내 눈속을 비춥니다



바라보고 싶었지만 

애써 고개를 돌렸던 지난 날을 거쳐




새어들어오는 의심과 불안을

빈틈없이 퍼지는 시간 속의 행복처럼

담백하게, 또 오롯이 이겨내었을 때



나는

다시 당신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지금 내 눈앞에는

당신이 없지만

그토록 바라왔던

닳도록 그리웁던

당신의 잔상이 

저의 머릿속을 연기처럼 메여 옵니다. 




목이 메여 옵니다. 

지우고 지우려 애를 쓰던 당신의 흔적에

저는 그저 

연필로 쓴 줄만 알았습니다.

연필로 쓴 거라 믿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연필꽂이 바닥에 웅크려 있던

오래되고 지저분한 지우개로도

강하게 문지르면 지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눈을 비비며 일어날 아침이 오면

도망갈 이 흙빛 마음에


나는 오늘

색깔도 모르고 지워지지 않을 이름 모를 펜으로

참아왔던 미움과 환희를 터뜨리듯

휘갈김으로 덮어버린 당신의 흔적으로

당신에 대한 추억의 끝을 마무리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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