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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Jan 28. 2021

엄마, 난 시인이 될 거야.

엄마,

난 시인이 될 거야.


첫마디를 뗀

아이의 두 눈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빛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단 한순간도,

아픔을 겪지 않았던 것처럼

부드러운 돌진에

당황한 어른의 입꼬리


할 수 있다

응원한다는 말 대신


우러나오는

우려 섞인 말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반갑구나,

너의 세계의 붕괴.


옳다구나,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게 된 

거울 속의 너.



그날의 미소는

나의 바다를 물들였고


그날의 눈빛은

밤하늘을 수놓았다


그리고


그날의 시는,


야트막한 흙두덩 사이에


잠시 묻어 두었다.


그 누가 

밟거나 

훼손할까,


맘 졸이며


보이지 않게.




하지만

누군가는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너무 깊게 묻지는 않았다.




이따금씩 보여줄 거다,



소유가 아닌 존재로서

항해하는 돛.


믿음의 실을 타고 건네는

어여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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