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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Nov 25. 2020

靑春山行













푸르른 봄의 시작과 끝


그 사이 어딘가에서


알 수 없는 갈림길 투성이


이정표는 없다





그저 내려오는 자에게


조금 앞선 자에게


물어본다,


얼마나 남았어요?


경치는 어때요?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일 뿐,


대답은 큰 의미는 없다.


가는 길이 다 다르고


끝 같은 건 사실 없다.





어떤 이는


내가 서있는 이 곳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정상에서 바라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어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린다.





어떤 이는


얼마 오르지 않아 멈춰서


그곳의 바람과 향기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한다.


해가 질 때까지


거기 있으려나 보다.





내려오는 자들이 한마디,


부럽다! 축복이다!


뭐가 부럽냐, 한발짝 한발짝이


이리도 벅찬데,





언젠가 내가


산행을 멈추고


내려오며


오르는 자들이


힘든데 어떡하면 좋죠?


라고 묻는다면





네가 산에 오르기를 


선택한 건 아니지만


이 산의


나무와 


꽃과


살아있는 것들을,


산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된다면





어디가 끝인지


높은 곳의 경치는 어떨지는


무지로서의 불안함이 아닌


설렘과 벅찬 감동으로 다가올 거다


라고 하겠다





가쁜 숨이 진정되었으니


이제 그만하고


산행을 다시 시작해볼까


낙석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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