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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거운물 찬물 Oct 13. 2021

어떤 막말

국민이 권리다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 쪄" 먹고,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



지난 4월 16일에는 다소 믿기 힘든 말이,

아침부터 스마트폰으로, 뉴스로 퍼져나가는 일을 겪으며 하루를 보냈다.


오전부터 힘 빠지는 기분인가 싶다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문득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그 말의 주인공이 전직 국회의원이건 시정잡배건 간에

한 사람으로 용서할 수 없는 모욕적인 언사였고,

이내 수많은 "댓글"들이

그 막말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를 알렸다.


막말의 당사자는 반나절 만에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올렸고, 오후에는 그가 속한 정당이

그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날이 우리의,

대한민국의 21세기 최대 인재(人災)이자

최대의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세월호 참사 5주기"였다.    



이제는 스스로에 대한 처우를 법보다 인정에 호소하기까지에 이른 한 전직 대통령의 인생 역정은

우리 헌정사의 비극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비극의 원인을 어떤 이들은

그의 잘잘못을 역사의 거울에

엄중히 비추어 찾아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날조와 왜곡에 의해 그렇게 되었다고 믿는다.


최순실 일가 국정농단 사태와,

그로 인해 그의 대통령직 수행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의 행동을 포함한 갖가지 중대한 결함이 밝혀졌다는 사실도 그들은 대수롭지 않게 본다.



어떤 대통령이든 그 정도 잘못은 있으며 그것이 "대통령직을 잃은" 사유는 아니라고 그들은 확신한다.

그 과정에 찬반은 있겠지만 그것이
- 전 세계 외신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을 만큼
- 대의제 입헌민주주의를 표방한 국가가 자기 헌법에 밝힌 민주주의의 사상과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진행됐다는 사실은
(국민발의 → 입법부 상정 → 입법부 의결 → 사법부 추인)

이들에게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부정"되어야 할 현실이다.




"몰락의 첫머리"에 세월호 참사가 있다.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


곡기를 끊은 유가족 옆에서

'치킨과 피자'를 먹는 사람들이 있었고,

유가족의 진실규명 호소를 "금액"으로 환산해

'10년 전과, 30년 전'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은 대화와 토론을 통한 '갈등 해결 경험'이 일천한

우리 사회 모두의 "미성숙"이 아닐까?


이 미성숙한 "정념에 줄을 대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시정의 잡배라면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겠지만

전직 국회의원이고

사회적인 위치와, 권한과 책임까지 부여받은 사람이라면

그래서는 안 되지 않을까?


그에게 위임된 것들이

자기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

그가 마주할 세상은 자기에게 스스로의 상처받고

외로운 마음 한 조각씩 위임한 사람들만 있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좋은 말들도 많이 SNS에서 접한다.


승객들과 학생들을 내보내고 순직한 "세월호 승무원"들과 단원고 교사들의 마지막 통화내역이나,


실종자를 구하기 위해 '차디 찬' 바다에서 사투를 펼치다 후유증을 얻은 "잠수부"들이 현재 생활고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들은,


 막말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할 일""을 제시해주고 있다.

 


피해자에게는 "치료"를,


피해자를 위해 대가없이 노력한 사람들에게는 "대가"를,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국가가 상처받고 외로운


"국민을 결코 방치"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이듬해, 별로 인기는 없었지만, 혼자 눈물을 흘리며 봤던, 


드라마 <어셈블리>의 대사를 끝으로 글을 마친다.     





국민이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多면,

국가가 의무고, "국민"이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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