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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Feb 14. 2020

도복(Gi)에 관한 명칭과 규정.

나의 주짓수 도전기 6.

이 이야기는 이제 막 주짓수에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기록을 시작한 까닭은 첫째, 내가 배운 지식과 기술에 대해 잊지 않기 위함이며 훗날 어느 정도 성장을 했을 때 나 자신을 뒤돌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둘째, 나와 같은 초심자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지식을 찾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해서이다. 마지막은 그 과정 중에 만나고 알게 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다.  

주짓수와 같이 시작한 이 이야기는 시작은 있지만, 언제 끝날지는 나 자신도 알지 못한다. 어떤 사정에 의해 도중에 수련을 그만둘 수도 있고 혹은 바쁜 나날이 이어져서 기록을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쓸 수 있을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써보고자 한다. 이야기는 경험, 그 당시의 생각이나 느낌과 지금 시점에서의 생각, 그리고 그 당시에 배운 기술이나 알게 된 용어의 정리 등이 중심이 될 것이다. 참고로 주짓수에 관한 여러 기술과 관련된 용어는 간단히 정리하되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 이들이나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될 수 있으면 출처를 기재할 것이니, 관심 있는 사람은 확인하기 바란다.

알다시피, 이야기의 힘은 세다.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사회를 바꾸기까지 한다. 내 글이 사회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릴지 모를 이 주짓수를 보면서 누군가 그 어떤 영감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다.


※ 참고로 글은 완성본이 아니므로, 틈틈이 수정될 수 있다.




두 번째 수업.


8시 30분까지 수련을 하고 잠시 쉬고 나니 두 번째 수업을 시작했다. 전과 똑같은 준비 운동을 하고 드릴(drill, 연습)을 했다. 이번에는 처음 수업에 참여하는 20살의 다른 학생을 상대로 연습했는데, 계속 훈련한 거라 그 친구에게 설명해줄 수 있었다. 그에게 설명을 해주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인 기술을 쓸 수 있는지를 스스로 터득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 익숙하지는 않았다. 동작이 물처럼 흐르지 않았다. 더욱이 이것을 무의식 중에 쓰려면 엄청난 연습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그러나 조바심 내지 않기로 했다. '천천히, 천천히…' 지금은 무엇보다 완벽하게 익히는 것이 중요했다. 집에서도 혼자서 훈련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좋겠다 싶었다. 검색을 해보니, '더미, dummy'라는 훈련도구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이렇게 생긴 녀석이다.



두 번째 수업은 첫 번째 수업에서 했던 것에 약간은 변형한 것도 가르쳐주었는데, 그것도 꾸준히 연습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갈 무렵에는 두, 세 가지 기술을 무작위로 써보려 노력했다. 2시간 30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빠르게 지나갔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지는 않았지만, 옷이 땀에 배서 내일 입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어차피 한 벌로는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관장님께 한 벌을 더 구매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관장님은 다시금 미안해하며, 몸무게와 키를 물어보더니 품이 조금 큰 A1L 사이즈를 건넸다. 주짓수 도복은 면 재질이기 때문에 빨면 수축이 된다며, 이게 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뜨거운 물로 빨거나 건조를 하면 확 줄어든다며, 찬물로 빨고 말리기를 강조하셨다.

도복에 관하여 좀 이야기를 하자면, 옷을 고르는 기준은 대략 이러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A1L, A2L과 같이 세분화하기도 하는데, L는 해당 치수에서 대체로 좀 더 큰 사이즈를 의미한다. 이러한 조건표는 도복 제공 업체에 따라 좀 더 세분화되거나 ‘L’ 대신에 다른 명칭으로 사용되기도 하니 유념할 필요는 있었다. 다른 옷이 그러하듯 중요한 것은 직접 실착을 하거나 몸에 대 보는 것이고 줄어들 것을 고려하여 조금 품이 큰 옷을 입을 게 좋을 것 같았다.


주짓수 도복(gi)의 평균 사이즈
(업체마다 다를 수 있음)
A0: (158 ~ 168) cm, (55 ~ 65) kg
A1: (165 ~ 175) cm, (65 ~ 80) kg
A2: (175 ~ 185) cm, (80 ~ 90) kg
A3: (185 ~ 195) cm, (85 ~ 100) kg



도복에 관한 명칭과 규정


도복에 대해 찾아보다가 문득 주짓수 도복을 ‘Gi’라고 부르는 까닭이 궁금해져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영문 위키백과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 기는 일본의 현대 무술 - 특히 고도칸 유도(유도가 가노 지고로가 1882년에 창설한 유도의 총본산.) - 의 연습복[稽古着, けいこぎ, keikogi]에서 유래한 브라질리언 주짓수 운동을 위한 유니폼이다. 의복이나 의상을 의미하는 Gi는 특히 무거운 면 재킷과 단단한 끈이 달린 바지, 그리고 수준을 나타내는 벨트로 구성되어 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 기는 때때로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기모노’로 불리기도 한다. 몇몇 주짓수 학교에 시스템에서는 도복(gi) 사용을 피한다.”

The Brazilian jiu-jitsu gi is a uniform for training in Brazilian jiu-jitsu, adapted from the keikogi (稽古着) in modern Japanese martial arts, especially Kodokan judo. A gi, meaning dress or clothes, is typically composed of a heavy cotton jacket, reinforced drawstring trousers, and a belt which communicates rank. The Brazilian jiu-jitsu gi is also sometimes referred to as kimono by non-Japanese speakers. Some Jiu-Jitsu school systems avoid using a gi.[1]

https://en.wikipedia.org/wiki/Brazilian_jiu-jitsu_gi


위 설명에 따르면, 연습복을 뜻하는 일본어인 ‘keikogi’에서 뒤의 글자만 따서 ‘Gi’라고 부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줄의 도복 사용을 하지 않고 주짓수를 하는 것을 ‘No gi’ 주짓수라고 하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전까지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gi라는 말이 ‘기모노’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bjjheroes.com에서는 그 말이 꼭 틀린 것은 아니지만, 기모노는 일본의 전통 의상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기모노의 뜻은 입을 것(things to wear)의 의미이며, 보통 일본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이 흔히 입는(물론 남성용 기모노도 있다.) 전통적인 화려한 예복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keikogi에서 keiko는 일본어로 “연습”을 의미하며 기는 “의복 또는 옷”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keiko라는 단어는 또한 ‘무도(武道)’에서 길을 의미하는 道로 대체될 수 있으며, 이 도기(道着, Dogi, 도복)는 운동 의상을 나타내는 단어로 일본에서 흔하게 사용된다고 전하고 있었다. 참고로 브라질에서는 gi라고 포르투갈어를 많이 쓰는 국가에서는 기모노라고 많이 부르고, 영어권 국가에서는 더 흔히 suit라고 부른다고 한다.

bjjheroes.com의 글에 따르면, 의상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고 했다. 도복 자체가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라 다음과 같은 명칭을 쓰고 있었다.


Uwagui: Jacket(상의)

Shitabaki: Pants(하의)

Obi: Bel(띠)

Zori: Sandals(샌들)


아마도 이러한 단어는 우리에게는 다른 나라보다 조금 더 익숙할 것이다. 글에서는 ‘비록 샌들은 도복 세트의 부분은 아닐지라도, 대부분 도장에서는 매트 밖에 있을 때에는 신발을 신도록 강조하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일본의 무술 초창기부터 일반적인 관행이었고 훈련복에 포함된다.’라고 전하고 있다.

Although the sandals are not part of the set, most gyms will be adamant that their students use sandals when outside the mats, this has been common practice (and common sense) since the early days of martial arts in Japan and was included in the training set.

<출처 : https://www.bjjheroes.com/bjj-culture/why-do-we-call-the-bjj-uniform-a-gi-and-not-a-kimono>

참고로 위의 도복의 네 부분은 포함되지 않지만, 다리에 무좀이 있거나 다른 이로부터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혹은 발가락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래플링 삭스' 같은 제품을 신기도 한다. 또한 다른 액세서리로는 만두귀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귀 보호대'와 같은 착용하기도 한다. 다만, 도장에 따라 인정하지 않을 수 있으니 훈련 전에 물어보는 것이 좋다.


IBJJF(The International Brazilian Jiu-Jitsu Federation, 국제 브라질 주짓수 연맹)의 의상 규정에는 도복은 면이나 면 같은 천(cotton-like)을 사용하여 제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과거에는 면으로만 나오다가 폴리에스테르 혼방으로도 나온다고 했다. 또한, 규정집에는 직물은 상대가 도복을 잡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너무 두껍거나 단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참고로 인터넷을 좀 더 뒤져보니 두 종류의 장단점을 알 수 있었다. 면의 장점은 땀 냄새가 덜 난다는 점이고 단점은 내구성이 약하다고 했다. 반면에 혼방은 내구성은 좋으나 땀 냄새가 많이 나고 표면이 거칠다고 했다. 땀 냄새는 사실 면이나 혼방이나 격렬하게 운동 후 안 빨면 나는 셈이니 사실 단점이라고 하기도 그랬다. 위생상 혹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운동 후 바로 세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또한, 우리 도장은 래시가드 착용이 원칙이었는데, 이것 또한 타인을 배려하는 데 필요한 조치였다.

또한, IBJJF에서 가장 엄격한 지침은 도복의 길이 등이었는데, IBJJF의 승인을 받으려면(즉, 해당 단체에서 주관하는 대회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정이었다. 규정은 다음과 같았다.


- 팔을 앞으로 완전히 뻗은 상태에서 소매 끝은 손목 관절에서 2인치 이상을 넘지 말아야 한다.

With your arms fully extended in front of you, the end of your sleeves should be no more than 2inches from your wrist joint.

- 소매의 안쪽의 공간이 충분해야 한다. 팔을 옆으로 펼친 상태에서, 소매 바닥에서 팔 상단까지 적어도 약 2.75인치 정도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There must be adequate space inside the opening of your sleeves. With your arms extended out to your side, there must be at least about 2.75inches of slack from the bottom of your sleeve to the top your arm.

- 도복 바지는 발목 관절로부터 바지 끝단까지 2인치 미만이 되도록 충분히 길어야 한다.

Your Gi pants should be long enough so that the end of the bottom end of the trousers is less than 2inches from the ankle joint.

- 도복 소매와 마찬가지로, 바지 안쪽도 충분히 공간이 있어야 한다. 정강이뼈로부터 바지의 앞쪽까지 최소한 2.75인치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Similar to the Gi sleeves, there must be enough slack inside your trousers. There must be at least 2.75inches of slack measured from the shin bone to the front of the pants.

도복의 깃에 대한 규정도 있었는데, 최대 2인치 정도의 너비여야 하고 두께는 0.5 인치가 최대라고 했다.

The thickness of the collar and the width are also measured to determine if your Gi is IBBJ approved. The Gi collar should only be about 2inches wide at most. It can have a max thickness of 0.5inches.


패치를 붙일 수 있는 규정도 있었는데, 일단 면 소재로 만들어져야 하며 경계는 솔기(이음매)가 있는 상태로 꿰매 져야 한다. 또한, 상대가 도복을 잡고 시합을 하기에 어려움을 주지 않을 정도로 딱딱해서는 안 되었다. 또한, 당연한 말이겠지만, 폭력이나 반달리즘(어떤 대상에 대해 이유 없이 폭력을 가하고 파괴하려는 경향), 마약, 부적절한 것을 조장하는 문구나 상징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성별, 인종, 종교 등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관계된 그 어떤 것도 강력하게 금지된다고 언급하고 있었다. 끝으로 벨트에 대한 규정은 너무 짧거나 긴 것을 사용하는 안 된다고 말했다. 몇 가지를 보자면 이렇다.


- 벨트는 너비가 4-5cm이고 색깔은 선수의 등급에 따라 지정되어야 한다. 벨트는 유색 벨트는 끝에 검은색이 있어야 하고 블랙 벨트에는 끝에 붉은색이 있어야 한다.

BJJ competitors should use a belt that isn’t too short or too long. The belt should be about 4 – 5 cm wide and colored according to the athlete’s rank. The belt should have a black tip for colored belts and a red tip for black belts.

- 벨트는 허리에 두 번 감고 도복이 제자리에 고정될 수 있도록 적당히 단단하게 묶어야 한다. 묶고서는 벨트의 각각의 끝이 20~30cm 정도의 길이로 매달려 있어야 한다.

Your belt should have an adequate length. It should be worn over the top and wrap around your waist twice. The belt must be tied using a double knot tight enough to hold your Gi uniform in place. Once tied, each end of the belt should hang down roughly around 20 to 30 cm in length.

<그 밖의 규정은 https://ibjjf.com/uniform/ 이나 https://jitstycoon.com/ibjjf-approved-gi/ 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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