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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Feb 15. 2020

효율적으로 연습하는 법 (feat. 기록을 시작하다)

나의 주짓수 도전기 7.

이 이야기는 이제 막 주짓수에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기록을 시작한 까닭은 첫째, 내가 배운 지식과 기술에 대해 잊지 않기 위함이며 훗날 어느 정도 성장을 했을 때 나 자신을 뒤돌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둘째, 나와 같은 초심자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지식을 찾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해서이다. 마지막은 그 과정 중에 만나고 알게 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다.  

주짓수와 같이 시작한 이 이야기는 시작은 있지만, 언제 끝날지는 나 자신도 알지 못한다. 어떤 사정에 의해 도중에 수련을 그만둘 수도 있고 혹은 바쁜 나날이 이어져서 기록을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쓸 수 있을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써보고자 한다. 이야기는 경험, 그 당시의 생각이나 느낌과 지금 시점에서의 생각, 그리고 그 당시에 배운 기술이나 알게 된 용어의 정리 등이 중심이 될 것이다. 참고로 주짓수에 관한 여러 기술과 관련된 용어는 간단히 정리하되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 이들이나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될 수 있으면 출처를 기재할 것이니, 관심 있는 사람은 확인하기 바란다.

알다시피, 이야기의 힘은 세다.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사회를 바꾸기까지 한다. 내 글이 사회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릴지 모를 이 주짓수를 보면서 누군가 그 어떤 영감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다.


※ 참고로 글은 완성본이 아니므로, 틈틈이 수정될 수 있다.




‘대련이나 연습 상대가 없어도 운동을 복습할 방법이 있을까?’


‘저녁 알바가 없었더라면, 다음 타임 수업도 들을 텐데….’ 아쉬움이 컸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길 위에서 아르바이트까지 걸어가는 1시간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노는 것이 아니라 낮에 공부했던 영어 본문을 모조리 암기하고 복습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게는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다만, 이 길 위에서 주짓수 배운 것도 복습하고 싶었다.

‘대련이나 연습 상대가 없어도 이 길 위에서 운동을 복습할 방법이 있을까?’

문득 어느 날 유튜브에서 보았던 어느 의사의 수술 복기 방법이 떠올랐다. 그는 수술 이후에 모든 것을 다시 떠올리면서 복기한다고 했다. 일종의 이미지 트레이닝인데, 그러한 수련 방식이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어쩌면 길 위에서 나 역시 상세하게 떠올리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TED 프로그램 중에 ‘How To Practice Effectively - Annie Bosler and Don Greene”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 방송은 '연습이 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기에 더 잘하게 되는 걸까?'를 밝히고 효율적인 연습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우리의 뇌에는 두 개의 신경 조직이 있다. 하나는 회백질이고 다른 하나는 백질이다. 회백질은 우리의 뇌에서 정보를 처리한다. 신호와 감각 자극을 바로 신경 세포에 전달하는 것이다. 반면, 백질은 대부분 지방조직과 신경 섬유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가 몸을 움직이려면 관련 정보가 뇌의 회백질에서 척수로 전달되어한다. ‘축색 돌기’라고 불리는 신경 섬유 다발을 통해 근육으로 전달된다.

그렇다면 연습과 반복이 대뇌 작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백질 안에 존재하는 축색 돌기는 ‘미엘린’이라는 지방질이 감싸고 있다. 이 미엘린 피막이 연습 과정에서 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엘린은 전선의 절연층과 마찬가지로 뇌에서 사용하는 전기 신호의 에너지 손실을 막는 역할을 함으로써 신경 전달 경로를 따라 더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쥐를 이용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정 움직임을 반복하면 축색 돌기를 보호하는 미엘린 피막층이 두꺼워진다고 한다. 그 층이 두꺼워질수록 축색 돌기 주변의 차단 효과가 좋아지고 정보 전달을 위한 초고속 도로가 만들어져 뇌와 근육이 연결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운동선수와 무대 공연자는 근육이 기억하는 정도에 따라 성공이 좌우된다. 그러나 알다시피 근육은 스스로 기억하는 능력이 없다. 대신, 신경 전달 경로의 미엘린이 활성화되면 운동선수와 공연자의 능력을 북돋을 수 있도록 더 빠르고 효과적인 신경 전달 경로가 만들어지게 된다.

하나의 기술을 숙련하는 데 필요한 연습 시간과 연습 일수, 연습 햇수를 결정하는 데에는 많은 이론이 있다. 우린 아직 그 숫자는 모르지만, 숙련이라는 것이 단순히 연습 시간의 양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거기에는 연습의 질과 효율성도 필요하다. 효율적인 연습은 꾸준하게 집중함으로써 현재 능력을 위태롭게 하는 내용과 약점들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효율적인 연습이 중요하다면, 정해진 연습 시간에서 어떻게 최상의 효율을 얻을 수 있을까?' 방송은 이런 방법을 활용해 보라고 조언한다.


당장 할 일에 집중하라. 주의력 분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컴퓨터나 TV를 끄고,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로 해두어라. 26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부 습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한 번에 단 6분 동안만 집중한다고 한다. 노트북, 스마트폰, 특히 페이스북은 주의력 분산의 가장 기본 요인이다.

천천히, 아니면 느린 동작으로 시작하라. 정확하든 그렇지 않든, 반복을 통해 조정력이 생긴다. 점차 반복의 정도와 속도를 높여가면 더 정확한 동작을 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잦은 반복 중에 휴식을 취하라. 이러한 방식은 뛰어난 공연자들의 일상적인 연습 습관이다. 연구에 의하면, 최고의 운동선수와 음악가, 무용수 대부분은 기술 연마를 위한 활동에 매주 50~60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그들 대부분은 효율적인 연습을 위해 시간을 나누어 매일 일정한 시간의 연습 과정으로 분할해서 시간을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머릿속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많은 연구가 밝혀낸 놀라운 사실은 일단 신체적 동작이 이미 익숙해진 상태에서는 그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강화된다는 것이다. 어느 연구에서, 144명의 농구 선수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나서, A그룹은 자유투를 연습하도록 하고 B그룹은 그것을 생각으로만 연습하도록 했다. 2주 후에 그들을 평가해봤을 때, 두 그룹 중간급 선수와 숙련된 선수들 모두가 거의 같은 정도의 실력 향상을 보였다.

과학자들이 우리 뇌의 비밀을 푸는 열쇠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효과적인 연습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효과적인 연습은 우리 개개인의 한계를 넘어서고 새로운 목적을 달성하고, 우리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우리가 가진 가장 제일 나은 방법이다. <유튜브 원본 : https://www.youtube.com/watch?v=f2O6mQkFiiw>


애니 보슬러와, 돈 그린은 이처럼 말하고 있다. 나는 그중에서 마지막 부분의 ‘세세한 부분까지 머릿속으로 연습하라.’라는 말이 떠올랐다. 길 위에서 세세한 부분을 상상하여 복기할 수만 있다면, 주짓수 드릴(연습)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지금의 영어 공부처럼 주짓수 기술을 시간을 내어 상상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날 아르바이트를 가는 길에 동생과 통화를 하면서 그는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주짓수를 갔다 오면 일지를 작성했어. 그렇게 기록해두지 않으면 무엇을 했는지 까먹으니까. 적을 때 어떻게 기술이 들어가고 어떤 부분에서 실수했는지를 최대한 묘사하면서 기록했지. 물론 그것도 시간이 없거나 힘들면 못할 때도 있었지만….”

성실하게 운동했던 그의 말에 나 역시 어떤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연습을 지금부터 들이면 나중에는 습관이 되어 ‘써야지, 써야 하는데….’라고 말만 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다짐하고 나서, 다음날부터 기록을 시작했다. 지금의 글은 바로 내 동생의 조언 덕분에 만들어진 글이다. 물론 나는 단순히 기술을 기록하는 일지보다도 주짓수에 관한 좀 더 많은 것을 기록하고 싶었다. ‘of the 주짓수, by the 주짓수, for the 주짓수’ 즉, 주짓수를 위한, 주짓수에 의한, 주짓수의 무언가를 담담히 남기고 싶었다. 그러나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거나 기술만을 기록하고 싶지는 않았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가 마틴 스콜세지를 바라보며 그의 명언을 인용한 말이다. 나 역시 가장 개인적인 부분으로부터 창의적인 주짓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나의 세상에서의 주짓수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러면서 동시에 이것이 나와 같은 초보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주짓수 기술을 어떤 식으로 기록할 것인가?’

이러한 것들을 이야기로 꾸며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올챙이의 마음은 올챙이가 가장 잘 알 테니, 나 같은 주짓수 올챙이가 가지는 생각을 담으면 분명히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을 추억할 것이고, 나와 같은 올챙이들은 어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이 기록을 통해 내 마음에 남은, 그 사람을 포함하여 이 안에서 만난, 그리고 앞으로 만날 사람에 대해 계속 추억하고 존경과 감사를 표할 수 있기를 바랐다. 내게는 이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세상 어느 누가 당신을 기억하지 않더라도,
 내가 당신을 기억하고 기록하겠습니다.

내게 도복의 시간을 갖게 도움을 준 이들에게 절대 고마움을 잊고 싶지 않다. 끝으로, 글을 통해 끊임없이 나를 위로하고 싶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남김으로써 슬픔도 기쁨도 고이 접어, 추억이라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나만의 서재에 담아두는 것이 목표로 하고 싶었다.

지금의 기록은 바로 그러한 토대 위에서 쓰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잘 될지는 모르겠다. 늘 그러했듯, 큰 기조를 유지하되 이번에도 다만 나의 성실성과 시간과 상황에 따른 의식의 흐름이라는 우연성에 기대어 쓰고 있을 뿐이다. 그런 까닭에 이렇게 쓰는 게 언제까지 갈지는 나조차 알 수 없다.

대 유튜브 시대에 기록으로 기술을 정리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기록을 한다는 것의 의미는 논리적인 절차를 따라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기술에 관하여 세세한 부분까지 머릿속으로 연습하는 것처럼 심도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영상은 모든 행위를 볼 수 있지만, 방대한 정보량으로 인해 눈으로 쉽게 잡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기록은 이에 대하여 특정 부분을 밀도 있게 포착할 수 있다. 영상의 엄청난 정보량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고 기록의 가공된 정보 역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영상과 기록 모두를 담아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니, 가능한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는 찾아 출처와 함께 기재하려고 한다. 기록을 추구한다고 하여 나에게 도움이 될 영상 기록을 도외시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어제 배운 운동

스파이더 가드, 스파이더 가드 스윕, 레그 드래그


https://www.youtube.com/watch?v=OwHH7-yNt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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