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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Feb 19. 2020

체력 운동 프로그램을 조정하다.

나의 주짓수 도전기 9.

이 이야기는 이제 막 주짓수에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기록을 시작한 까닭은 첫째, 내가 배운 지식과 기술에 대해 잊지 않기 위함이며 훗날 어느 정도 성장을 했을 때 나 자신을 뒤돌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둘째, 나와 같은 초심자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지식을 찾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해서이다. 마지막은 그 과정 중에 만나고 알게 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다.  

주짓수와 같이 시작한 이 이야기는 시작은 있지만, 언제 끝날지는 나 자신도 알지 못한다. 어떤 사정에 의해 도중에 수련을 그만둘 수도 있고 혹은 바쁜 나날이 이어져서 기록을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쓸 수 있을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써보고자 한다. 이야기는 경험, 그 당시의 생각이나 느낌과 지금 시점에서의 생각, 그리고 그 당시에 배운 기술이나 알게 된 용어의 정리 등이 중심이 될 것이다. 참고로 주짓수에 관한 여러 기술과 관련된 용어는 간단히 정리하되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 이들이나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될 수 있으면 출처를 기재할 것이니, 관심 있는 사람은 확인하기 바란다.

알다시피, 이야기의 힘은 세다.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사회를 바꾸기까지 한다. 내 글이 사회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릴지 모를 이 주짓수를 보면서 누군가 그 어떤 영감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다.


※ 참고로 글은 완성본이 아니므로, 틈틈이 수정될 수 있다.




주짓수에 맞는 체력 운동으로 바꾸다.


운동을 하던 헬스장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폐쇄했다. 구민 센터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직접 나와서 벽에 안내문을 붙이고 운동하는 이들에게 양해의 말을 건넸다. 며칠 전이라도 이야기해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자신들의 즐거움을 빼앗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여기저기서 성토를 했다. 그러나 저러나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지금 시국에는 욕을 먹더라도 하루라도 일찍 닫는 게 좋다고 생각했으리라.

‘이제 어디서 운동을 해야 하나….’

저렴한 가격에 내가 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다 할 수 있던 곳이었기에 이러한 조치에 이해하면서도 조금은 아쉬웠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지금 하는 운동 프로그램은 중량 스쿼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었다. 언제나 운동 프로그램에 맞는 스트랩과 다양한 고무 밴드, 푸시업 바 등을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헬스장의 다른 도구를 쓸 일은 많지 않았다. 내게 필요한 것은 점심 이후에 두 시간가량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고 그 시간대의 그곳은 바로 내가 찾던 곳이었다. 낮시간이기에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 이용했고 내가 어떤 운동을 해도 상관하지 않는 곳, 미세 먼지를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월, 수, 금 빠짐없이 운동했고 그 덕분에 단단한 몸을 만들 수 있었다. 그곳에 오면 운동 스위치가 켜져서 절대 게으름을 피울 수 없었다. 촘촘히 짠 운동 코스를 한, 두 시간 안에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지만, 운동 코스를 마치고 나면 느끼는 즐거움 때문에 끊임없이 몸을 움직였다.

그곳에서의 운동은 보통 스트레칭 후 타바타로 시작했다. 타바타는 20초 동안 쉼 없이 운동하고 10초 동안 쉬는 운동으로 보통 네 종목의 운동을 8세트씩 번갈아 가며 운동했다. 내 경우는 얼터너티브 방식으로 운동으로 하는데, 철봉, 푸시업, 레그 레이즈, 맨몸 스쿼트 순으로 운동했다. 얼터너티브 방식이란 철봉을 20초 동안 쉼 없이 하고 10초를 쉰 뒤, 푸시업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작년 5월쯤부터 이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으니 이곳에서만 거의 9개월가량 빠짐없이 타바타를 한 것이다. 이 운동이 끝나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무언가 전력을 다해 운동했다는 생각과 몸이 빵빵해지는 느낌 탓에 지루함 따위는 모조리 사라지고 다른 운동을 하려는 욕구가 샘솟게 된다. 운동 코스에 따라 다르나, 타바타가 끝나면 보통 두꺼운 고무밴드를 100회씩 6세트가량 당겼다. 어깨와 등에 자극이 오는 운동으로 100회까지 이르기 전까지는 고통스럽다가도 하면 마찬가지로 등과 어깨의 자극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한 종목을 6세트 하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얼터너티브 방식으로 밴드 로우와 병행하는 때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조금은 빠르게 당기되 목표 숫자인 100회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운동이 끝나고 나면 코어 운동을 시작했다. 코어 운동은 주로 이소룡 운동으로 유명한 드래 플래그(Dragon flag)를 했다. 이때에는 몸이 뒤틀림이나 잘못된 자세를 방지하기 위하여 보통 영상을 함께 찍었는데, 영상을 찍는다고 생각하면 어찌 된 일인지 나 자신이 좀 더 잘하려고 노력하였다. 보통은 16회가량, 4세트를 했다. 복근이 단단해지면 힙 스트레칭을 해주고 복근과 둔근의 힘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서 헬스 벤치 위에서 다리 들고 엉덩이로 걷기를 했다. 4회 정도 왔다 갔다 하면 복근이 더 단단해지고 둔근도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는 다리 쪽 운동을 위해서 중량 스쿼트나 싱글 스쿼트를 조금은 빠르게 하곤 했다. 중량 스쿼트는 될 수 있으면 많은 중량보다 바른 자세에서 적은 중량으로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그 까닭은 허리가 지나치게 무거운 중량을 들기에는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동범위를 넓게 주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참고로 이러한 방식의 운동은 몸을 비대하게 만들고자 고안되었다기보다 스포츠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고 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참고로 난 전문가는 아니고 그저 건강과 취미활동의 하나로 운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

거의 맨몸 운동 중심의 프로그램이기에 중량 스쿼트만 아니라면 사실 헬스장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었다. 그 생각에 미치자 주짓수 도장 한쪽에 있는 철봉 도구와 케틀벨 등이 떠올랐다. 조금 일찍 가서 스트레칭을 하고 철봉에 레그 레이즈를 위한 스트랩과 고무밴드만 걸어두면 타바타와 밴드 운동은 할 수 있었다. 드래곤 플래그는 다른 운동으로 대체하거나 잡을 수 있는 게 있으면 될 일이었다. 더욱 좋았던 것은 꽤 무거운 케틀벨이 있으니 케틀벨 스쿼트를 하거나 케틀벨에 맞춘 다른 운동을 병행하면 될 것 같았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주짓수에 맞는 근력 운동을 하자.’

운동 프로그램이야 원래 스포츠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이었기에 주짓수의 특성에 맞춰 조금 수정하면 될 것 같았다. 일단은 주짓수와 같은 운동은 악력이 중요할 것 같았다. 유도 국가대표였던 최민호 선수의 말에 따르면, (물론 종목은 다르나) 악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을 했지만, 그것은 데드리프트만 230kg을 드는 국가대표의 이야기이고 내 경우에는 조금 더 길러야겠다 싶었다. 사범님이나 주변 사람에게도 물어보니 여쭈어보니 운동을 하면서 깃을 잡거나 할 때 악력은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그 말에 예전에 만들어 놓은 집에 있는 추 감개를 가져갈까 고민했지만, 도복과 물통을 계속 챙겨가는 상황에서 짐을 추가하기보다 그곳에 있는 물건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다. 일단 악력 중에서도 잡고 계속 버티는 힘이 중요할 것 같아 생각해보니 ‘파머스 워크(Farmers walk)’가 떠올랐다. 우리말로 하면 농부의 걸음이라는 이 운동은 양쪽에 무거운 바벨이나 덤벨, 혹은 케틀벨 등을 들고 떨어지지 않도록 버티면서 앞으로 걸어 나가는 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전완근을 비롯하여 신체 전체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방식이었고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아서 먼지만 쌓였던 도장의 케틀벨을 활용할 수 있는 운동법이기도 했다. ‘운동은 1분 쉬지 않고 걷고 20초 쉬는 방식으로 8회를 걷는다.’로 일단 계획을 잡았다. 스쿼트는 고중량 케틀벨 스윙과 함께 스플릿 스쿼트로 대체하면 어떨까 싶었다. 그 밖에도 힌두 푸시업을 집어넣거나 짐 볼을 활용한 운동을 좀 더 가미하면 아주 괜찮을 것 같았다. 기본은 지금 헬스장에서 하던 것처럼 월, 수, 금 타바타 운동에 여러 프로그램 요일마다 다르게 집어넣어보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 있을 때 이렇게 운동하기가 어려울 테니 수업을 하기 전에 1시간에서 1시간 반가량 일찍 가면 충분히 주짓수 훈련 전에 몸을 데워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와 더불어 좋다고 느낀 건 바로 도장의 넓은 공간이었는데, 공간이 협소하여 연습해보기 어려웠던 운동 등을 연습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이 모든 운동은 주짓수에 도움이 되는 방식과 드릴 훈련을 가미한 방식으로 요일별로 수정해야 나가야겠다 싶었다.


타바타 : 타바타 트레이닝은 일본의 운동생리학자 타바타 이즈미(田畑泉)가 1990년대 개발한 트레이닝 방법으로 "(최대 산소섭취량의 170% 강도로 20초 운동 + 10초 휴식) X 8 set"을 하는 극단적 형태의 인터벌 운동 중 하나. <참고: 나무 위키, https://www.active.com/fitness/articles/what-is-tabata-training>


드래곤 플래그(Dragon Flag) : 이소룡이 고안한 복근 운동으로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가 하던 복근 운동법.


중요한 일을 위하여 시간을 관리하다.


집에 돌아와 이렇게 할 경우 내가 전보다 시간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헬스장에 다니던 때를 생각해보면, 월수금을 기준으로 해서, 아침 8시에서 10시 30분까지 글 작업,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영어 모임 준비, 오후 1시 영어 모임 끝, 집에 들러서 헬스장까지 가면 1시 30분, 운동이 끝나고 씻으면 대략 3시 30분, 돌아와서 간단히 식사하고 준비하고 다시 나가는 시간 4시, 작업 6시, 집에 돌아와 주짓수까지 도착 6시 30분, 주짓수 끝 9시, 아르바이트 오가는 길에서 영어 공부, 아르바이트 후 돌아오면 11시 30분, 샤워 후 식사 1시.

대략 이러한 패턴인지라 밥을 제대로 먹을 시간이 없거나 간단히 먹는 게 다반사였다. 또 문제는 주짓수까지 하게 됨에 따라 운동 시간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점인데, 헬스 2시간, 주짓수 2시간 30분까지 포함하면 약 4시간 30분에서 5시간가량을 소요하게 되는 셈이었다. 더구나 길 위에서 버려지는 시간도 제법 많았는데, 물론 그 시간에 허튼짓하지 않으려고 TED를 보거나 영어 문장을 암기하기는 하나 그래도 효율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일단 주짓수 도장에서 헬스장에서 하던 운동을 하게 되면 일단은 샤워하는 시간과 길 위에서 버리는 시간을 최소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이상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점심을 제시간에 할 수도 있었다.

아침 8시에서 10시 30분까지 글 작업,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영어 모임 준비, 오후 1시 영어 모임 끝, 2시까지 모임 사람들과 식사, 2시부터 5시까지 작업, 5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운동,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주짓수, 아르바이트 오가는 길에서 영어 공부, 아르바이트 후 돌아오면 11시 30분, 샤워 후 식사 1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오전 시간을 포함하면 6시간 이상을 할애할 수 있었다. 만족스럽지 못한 체력 운동은 두 번째 주짓수 수업의 준비 운동과 쉬는 시간에 보충하면 될 것 같았다. 영어의 복습은 아르바이트까지 가는 길 위에서 오가면서 외울 수 있을 테니 그것으로 충분하고 화요일과 목요일, 그리고 저녁 12시 이후에 저녁의 유혹에 이끌려 노는 시간을 어떻게 조정하면 독서도 하루에 1~2시간씩 할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짓수를 매일 나가는 것이 효율적인가?


이러한 시간 관리 중에 주짓수를 매일 나가는 것이 효율적일까? 에 관한 궁금증이 일었다. 운동을 격일에 걸쳐 하는 까닭은 근육의 회복시간을 고려하는 것과 글을 쓰는 시간을 좀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전에는 매일 2~3시간씩 운동을 했는데, 경험상으로는 격일로 하되 격하게 운동을 하고 쉬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좀 더 나았다. 영어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영어를 할 때에는 복습하기에도 벅찼고 자료까지 매번 새롭게 만들다 보니 매일 4~5시간 이상 영어 준비와 학습에 매달려야만 했다. 그럼에도, 지금과 비교하면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지금이 나았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누적되는 것이라, 지금은 일주일에 세 번만 해도 괜찮은 수준에 이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어쨌거나 지금으로서는 3회를 효율적으로 하되 복습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좀 더 나은 효과가 있는 듯했고 무엇보다 남은 시간에 좀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좀 더 많이 할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았다.

그러나 주짓수는 기술 운동이고 이 둘과 다른 점이 분명히 있었다. 영어는 새로운 학습을 하지 않더라도 혼자서 충분히 복습을 할 수 있었다. 체력 운동은 격일로 하거나 분할 운동을 하는 게 근육의 피로도 회복을 위해서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주짓수는 이 둘 사이에 있었다. 복습을 하고 싶어도 기술을 혼자 연습하기 어려웠고 체력 운동처럼 피로도가 그리 많이 쌓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만약 기술을 머릿속에서 계송 상상하거나 어느 의사의 수술 복기처럼 기록이나 입으로 복기를 한다면? 그것이 연습장에서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것보다 효율적일 수 있을까?

중요한 일들이 쌓여 운동 시간을 할애하기가 어려울 때, 주 3일만 참여하는 게 주 6일(오픈 매트 포함) 모두 참여하는 것보다 나은 문제인가? 주 3일 참여하고 상상을 통한 복습을 할 때, 배운 기술의 완성도는 둘 중에 어느 것이 좀 더 나을 것인가? 도대체 주짓수는 어떤 게 더 효율적인가? 일단은 무작정 계속 나가고 있지만, 일이 바빠지면 분명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오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일이란 무엇일까?


내게 중요한 일이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일이었다. 그것은 내적인 성장에 뿐 아니라 더 이상은 그냥 두어서는 안 될 외적인 성장도 포함되었다. 특히 내가 지금까지 꿈을 꾸고 있었던 글을 쓰는 일에서 더는 머뭇거려서는 안 되었다. 나는 어쨌거나 내 꿈을 이루는 게 제일의 과제였고 다른 무엇보다도 그것으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기대했다. 나는 성공하고 싶다는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넘쳤다. 그리고 그 고마움을 그 사람에게 표현하고 싶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마치 개츠비처럼 그렇게 성공한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일까? 고마운 사람은 우리 아빠, 엄마, 내 동생, 그리고 나를 응원한 수많은 친구도 있을 텐데, 그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혹시 그렇게 성공하고서는 뭔가를 기대하는 것일까? 나도 모르겠다. 그저 훗날에, 그냥 그 사람을 알고 나서, 도전하고 또 성공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고 과거의 만성화되었던 패배주의를 벗어던질 수 있었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마음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 점이 그 사람을 결코 내가 미워하거나 싫어할 수 없는 까닭이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더는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눈앞에 있는 것들을 충실히 해내고 보이지 않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자. 부딪히고 또 부딪히자. 나 자신에 당당하자.'

이제 누구에게도 잘 보일 필요도 없었기에 굳이 남을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그 생각이 들자, 좀 더 자신감이 생겼다. 누군가가 날 좋아해 주길 바라건 말건 아무런 상관할 필요도 없었고 차라리 그런 것을 신경 쓰다가 자존감을 깎아 먹기보다는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그저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나를 진정 위해 줄 수 있는 어떤 사람이 내 앞에 오게 되거든 그 사람을 절대 놓치지 않게 나를 준비해둘 것이다.

문득, 어린 시절의 꿈이 되살아났다. 훌륭한 작가가 되어 연단 위에 올라가 고난스러웠던 시절에 대해서 회상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은 소망이었다. 주짓수는 그 중요한 일에 이르려고 힘들게 걷는 길 위에서, 지금으로서는 그 사람을 통해 알게 된 적지 않은 위안이었고 다시 웃으며 홀로 길을 걷게 하는 영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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