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이름 붙여도 되나 싶지만
어느 모기 한 마리가 별똥별같이 아래로 떨어지다가
하나 둘 세바퀴를 연거푸 돌더니
바닥에 안착한다
나는 그 죽일 놈의 모기를 잡으려다 말고
어쩌면 이 놈은 위대한 비행을 시험하고 있는 게 아니겠냐며
잠시 동안 아주 위대한 곡예비행에 경의를 표하고 만다
그 짧은 순간 누군가 나를 보았다면
위대한 현자의 모습이라며
경의에 찬 시선을 마지않았을 것이다.
가장 위대한 모기의 비행은
내 손바닥 안에서 결국 끝을 맞이했고
위대한 비행술은 한 여름밤의 꿈이 되었다
가장 쓸데없는 꿈
그날 밤 꿈에 모기는 별똥별이 되었고
나는 별을 쫒는 노인이 되었다
그 노인은 별똥별이 떨어지기 전
보여준 세 번의 회전이
위대한 별똥별이 준 계시일 거라며
간신히 쥔 곡괭이를 다시 집어던지고
저 별을 쫓는다
가장 쓸데없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