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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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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Sep 10. 2020

그 어느 날의 기억

어느 날은 그대가 왼쪽 머리 부근에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꽂고 온 적이 있었다

아이처럼 한동안 정신이 팔려

꿈에서라도 나비를 갖고 싶었다

그 시절 그녀는 노오란 수선화였다


어느 날은 그대가 검고  치마를 입고

갈매기 같은 웃음으로 다가온 적이 있었다

사춘기처럼 한동안 정신이 팔려

꿈에서라도 웃음을 보고 싶었다

그 시절 그녀는 보랏빛 제비꽃이었다


어느 날은 그대가 빛바랜 복장으로

먼발치에서 -걸어 적이 있었다

초라해하는 모습에 정신이 팔려

꿈에서조차 그녀 행복을 바랐다

지금의 녀는 파르레물망초였다


게는 소녀였고 여인이었던 그녀는

언제나 그렇게 꽃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엄마가 되 

어스름히 바래져가는 그녀의 색을

무엇으로 감추지 못한다 하더라도

서도 잊지 못할 어여쁜 꽃이었다


 여름날의 애달은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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