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영어 학습, 어떻게 해야 할까요?"의 연장선에 있는 글입니다. 이 글에서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붙어 있는 파리 스티커와 같은 것입니다. 말하자면, '어떻게 하면 상황과 환경을 조성하여 자신의 의지나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이고 꾸준히 학습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 속에서 해본 나름의 경험담이죠. 경험담이기 때문에 저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다만 읽어주시는 분께 바라는 것은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자신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고 또한 이러한 관점을 통해 삶의 다른 의미 있는 도전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 정말 한 분이라도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참고로 이번 장에는 1장에서 언급한 어휘 학습을 위한 각각의 환경 조성 기준에서 제가 활용한 구체적인 도구나 방법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장을 건너뛰고 이번 장만 보고 적용을 해봐도 좋습니다. 다만, 글의 전체적인 방향을 알고자 하신다면, 1장을 먼저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 세 가지를 어떻게 활용했나요?
1. 학습에 효과를 줄 수 있는 효율적인 도구를 사용한다.
스마트 폰은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내다 버리도록 하는 바보상자임과 동시에 엄청난 학습 도구이기도 합니다. Youtube나 앱, 혹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학습 자료가 무료로 공유되고 있죠.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영어 단어나 패턴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은 바로 단어 암기 사이트이자 앱이 있는 Quizlet.com입니다.
영어 학습하시는 분들이 단어 학습을 위하여 사용하는 앱들은 대단히 많습니다. 많은 분이 잘 아시는 ANKI 나 Flash Card 류처럼 학생이 직접 단어를 입력하여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학습 업체에서 커리큘럼으로 제공하는 듀오링고 같은 앱이나 케이크 같은 앱 등등. 수많은 보석 같은 구슬들이 있으며 그것을 꾸준히 꿰기만 한다면 분명 일취월장할 프로그램과 사이트, 방송들이 즐비하죠. Quizlet 은 사용자가 단어나 문장을 Flash Card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사이트나 앱 중에서도 효율적이며 활용도가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어떻게 활용했나요?
다음은 제가 주로 활용한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니 사용자의 학습 편의를 위하여 여러 방식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Quizlet 은 엑셀에 입력한 자료를 바로 사용하거나 사이트 내에서 단어의 뜻을 제공하므로 빠르게 단어장을 만들 수 있다.
① 엑셀로 그날 암기할 단어나 패턴(문장)을 모두 입력한다. (혹은 사이트에서 바로 입력도 가능)
② quizlet.com 사이트에 들어가 상단의 '만들기'(https://quizlet.com/create-set)를 누른다. (사이트에서 단어를 직접 입력도 가능)
③ 'Word, Excel, Google Docs 등 데이터 불러오기'를 누르고 엑셀에 입력한 것을 모두 복사에서 붙여 넣는다.(컴퓨터나 브라우저의 데스크톱 모드에서 가능)
④ 단어와 뜻의 언어를 선택하고 '만들기'를 누른다.
⑤ quizlet 앱(안드로이드, 아이폰 앱 다운 가능)이나 사이트의 링크로 들어가 '학습하기'를 누른다.
⑥ 우측 상단의 옵션 탭에서 '오디오', '영어', 한국어'를 모두 켜고 문제 유형에서 '낱말카드 표시' 만을 켜 두고 모두 꺼둔 채, 다시 학습하기를 누른다.
⑦ 소리 내어 암기하고 3초 이내에 답이 나온 것은 '확인'을 그렇지 못한 것은 '조금 더 학습하기' 버튼을 누른다.
퀴즐렛은 사용자의 학습 편의를 위해 여러 옵션과 기능을 제공한다.
단어와 문장 암기를 위한 낱말카드와 학습하기 모드.
※ 자신만의 단어장을 만드는 법:
참고로 퀴즐렛은 언어 설정 시 영어 단어를 입력할 경우 과거 quizlet.com 사이트에 입력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자동으로 그 뜻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문장을 읽고 모르는 단어를 바로 입력하여 자신만의 단어장을 만들 수 있으며 낱말카드 기능을 활용하여 못 외운 단어만을 따로 분류하여 암기할 수 있습니다.
quizlet에서는 여러 '학습하기', '낱말카드' 외에도 여럿이 시합을 하거나 문제를 프린트해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등의 여러 형태의 학습 방법을 제시합니다. 위의 방식은 여러 학습 방식 중에서 제가 제일 많이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위의 방식은 훌륭한 영어 발음을 제공할 뿐 아니라 단어 암기 방식에서 유명한 '라이트너 학습법(Leitner System)'과 유사한 학습 형태를 제공합니다.
5단계로 되어 있는 라이트너 학습법(그림출처: 위키백과)
라이트너 학습법이 무엇인가요?
라이트너 학습법이란 학습자가 다섯 종류의 계층 상자를 만들고 각 학습 상자에 담긴 암기 카드를 알고 있으면 상위 단계로 그렇지 못하면 다시 하위 단계로 이동하는 학습법을 의미합니다. 방법에 따라 각 단계에서 떠올리지 못한 단어를 바로 이전 단계나 혹은 첫 번째 단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위의 학습하기 방식은 전통적인 라이트너 학습법처럼 5단계에 걸친 학습으로 구분되지는 않지만, 암기에 충분한 단계가 제공되며 추후 모르는 단어는 별도로 점검하여 따로 암기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 방식으로 단어를 소리 내 읽고 더불어 스펠링을 입으로 말하는 방식으로 암기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손으로 쓰면서 발음뿐 아니라 스펠링을 익히는 효과를 함께 얻고자 했죠. 매일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으로 할 수 있으니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었고 쓸 필요가 없으니 쓰는 데에 따라 발생하는 비효율 또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Quizlet 은 자신이 만든 단어뿐 아니라 다른 사용자가 자신의 목적에 맞게 만든 단어들도 공유되고 있으니, 단어를 만드는 게 귀찮다면 목적에 맞는 것을 검색해서 외울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도구의 활용 사례 중 하나를 말씀드릴 따름입니다. 다른 학습 프로그램도 많으며 심지어 주제에 맞춰 좋은 단어와 예문을 제공하는 것도 있으니 바보상자의 유혹에 극복하고 개인에게 맞는 좋은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면 '깜지'방식보다 더 좋은 방식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2. 어쩔 수 없이, 습관적으로 학습할 수밖에 없는 시·공간을 설정한다.
운동을 위해서 일부러 돈을 내고 헬스장에 가는 까닭은 단순히 거기에 활용할만한 좋은 도구들이 있어서만은 아닐 겁니다. 물리적인 도구뿐 아니라 그곳이 운동 의욕을 자극하기에 적합한 환경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공부를 위해서 도서관이나 커피숍 혹은 스터디 카페에 가는 까닭도 그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겠죠.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학습 장소가 집인 반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집은 최악의 환경이 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집은 쉬는 공간일 뿐이지 학습을 위한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여러 조건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 공간을 찾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러한 환경의 조성은 자신의 매번 억지로 의지를 고취하지 않고서도 자연스럽게 학습 의욕을 북돋는 넛지 역할을 하죠. 번거로운 의식적 노력이 필요한 모든 활동에서 넛지 개념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자신의 의지는 매일 처한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약해질 수 있지만, 그럴 때마다 환경은 자신의 의지가 설정한 일을 해야 한다고 옆구리를 쿡쿡 찌르죠. 이것은 마치 집에서 10분 거리에다가 퇴근길에 위치한 조금 비싸고 좋은 헬스장과 1시간 거리, 퇴근길 반대편에 있는 저렴한 헬스장 중 어디가 자신에게 더 이로울까를 선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의지가 굉장히 좋은 사람에게는 후자가 괜찮을지 몰라도, 자신의 의지가 약하다면 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이로울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모이는 스터디 그룹 같은 것을 만들거나 그 안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도 바로 자신에게 책임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영어 학습을 위하여 어떤 공간을 선택했나요?
어휘뿐 아니라 영어 전반의 학습을 위한 공간으로써 가장 많이 효과를 본 곳 중 하나는 바로 저녁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길 위였습니다. 저는 매일 아르바이트 장소까지 걸어가면서 위의 Quizlet.com에 저장해 둔 단어나 문장을 암기했습니다. 약 4.5km 정도의 거리로 보통 걸음으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버스를 타면 약 15~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지만, 버스 정류장까지 걷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 버스에서 내려 아르바이트 지점까지 걸어가는 시간까지를 포함하여 약 30~40여 분 정도가 소요되죠.
이렇게 분절된 시간에서는 큰 의지가 없는 이상 학습하기란 쉽지 않으며 버스에서는 큰 소리를 내며 외우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걸어가면서 길 위에서 확보한 이 1시간은 어떤 것이든 온전히 학습하기에 충분하죠. 사람도 별로 다니지 않는 대로 옆길이었기 때문에 큰 소리로 외운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고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요즘에는 1시간 거리는 즐겁게 걸어 다닙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무조건 휴대폰에서 암기할 단어나 문장을 찾죠. 이런 환경 조성 방법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가령, 자신이 퇴근 후 집에 있을 때에는 공부는 뒷전이 된다 싶다면, 퇴근 후 바로 집에 가기보다 버스나 지하철 한 두 정거장 전에 내려 학습할 시간을 확보할 수도 있겠죠. 강아지를 1시간 정도 산책시킬 안전한 산책로를 확보한 다음, 자신은 학습을 해도 좋을 테고요.
수년간 여러 학습에 도움을 준 길
두 번째는 학습한 것을 재확인하고 꾸준한 학습 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스터디 그룹이라는 정기적인 시·공간이었습니다. 커리큘럼과 규칙이 잘 짜인 스터디 그룹은 길 위에서 매일 학습한 것을 검증하고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대체로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진행했는데, 이렇게 책임을 강제함으로써 학습은 자신의 의지를 넘어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가 되도록 했죠. 또한 감투를 쓰고 수고스러운 일을 도맡아 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3. 한 가지 만족감이 아닌 여러 가지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한다.
왕복 시간을 걸어 다니면서 학습을 하면 기본적으로 세 가지 만족감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첫째, 매일 2시간가량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됨에 따른 만족감. 둘째, 목적지까지 이르게 된다는 만족감. 셋째, 그날 분량을 완벽하게 학습했다는 만족감 등이죠. 적지만 버스비를 절약한 것 또한 어떤 만족감에 이르게 하는 요인이고요. 이는 달리 말하면, 영어 회화나 또는 운동과 같이 비교적 장기적인 목표에 관해서는 목표로 하는 일에 너무 마음을 쏟아 전전긍긍하지 않고 가급적 물 흐르도록 흘러가게 하는 게 좋다는 것을 보여드리고자 함입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우리는 때때로 어느 한 목표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되려 힘들어할 때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몰두해서 되려 그 일로부터 도망치게 되죠. 매번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만 하면서요. 길 위에서의 메인 목표는 어디까지나 아르바이트 목적지에 시간 안에 다다르는 겁니다. 거기에 단어 학습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죠. 이 행위의 중요한 사항은 어쩔 수 없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선택이 가능한 일이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섞는 겁니다.
정리하면?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야 하며 자신의 의지는 반만 믿어야 합니다.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의지는 환경과 그날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바에는 자신의 의지는 믿되 실행은 안 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실행을 조금 더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다각적으로 만드는 게 좋습니다. 즉 해야 하지만 선택 가능한 일(의지)과 반드시 해야만 혹은 생각하지도 않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환경)을 결부시키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지루함을 이겨낼 수 있는 자신만의 환경을 만들거나 상황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아예 버리고 마치 습관이나 의무처럼 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장치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고요.
제가 했던 수년간의 여러 학습 방법 중에는 길 위에서만 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주어진 조건 중에는 길 위에서 학습할만한 환경이 아니라 버스를 습관처럼 이용하는 환경에 있을 때는 '버스에 타자마자 20분 거리이니 TED 방송을 작은 소리로 쉐도잉 하기, Quzlet의 30개 단어를 조용한 소리로 외우기, 혹은 글을 쓰기' 같은 것을 하기도 했죠. 요는 자신 주변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것이죠.
이 방식을 선호한 다른 까닭은 있나요?
단어나 문장 암기의 경우 그 어떤 방식보다도 걸으면서 암기하기를 선호하는 데 저 위의 이유와 더불어 졸리지 않고 큰 소리로 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걸으면 주의력이 분산될 수도 있어서 앉아서 완전 집중을 하며 공부하는 시간에 비해 효율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만, 경험상 졸린 기분을 극복하거나 앉아서 다른 집중력을 방해할 다른 요소를 제거해 가며 공부하는 것과 비교할 때 결과적으로는 목적지까지 걸어서 암기하는 것이 효과가 더 좋았습니다. 그 재미에 한 몇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걸어 다니면서 같은 암기를 하고 있네요. 우습지만, 추운 날에는 더 잘됩니다. 이와 더불어 언어의 경우 입으로 큰 소리로 발음을 연습해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특히 quizlet 은 단어뿐 아니라 조금은 어색하지만, 문장으로 만들면 꽤 준수하게 그 문장을 읽어줍니다. 특히 '설정 기능, 카드 섞기 기능, 그리고 TTS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문장 패턴을 암기하거나 자가 구술 테스트를 하는 데에도 굉장히 좋습니다. 테스트를 프린트해서 시험지로 만들기도 물론 쉽고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