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뭔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늘 가지고 다니던 웨딩밴드가 없었다.혹시 주변에 빼놓았나 싶어 다녔던 곳을 다 뒤졌고, 혹시라도 집에 흘렸을까 싶어 주방 싱크대도 샅샅이 살펴봤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점점 불안해졌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사라진 반지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내 보관함에 있었는데. 남편과 함께 고르고, 서로의 사랑을 약속하며 나누었던 그 반지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출근길 지하철 안, 수많은 사람 틈에 서서 멍하니 내 왼손 약지를 내려다보았다. 허전했다. 텅 빈 손가락이 마치 내 마음 같았다. 남편에게 말해야 하는데,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막막했다. 혹시나 남편이 실망할까, 속상해할까 봐 두려웠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억지로 일을 하며 시선을 돌려보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쉬는 시간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옷 주머니를 뒤지고, 가방 속을 헤집었다. 그렇게 잃어버린 웨딩밴드를 찾으려 애쓰는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퇴근 후 기다리고 있는 남편을 마주할 때, 나는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남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 미안함과 상실감이 한꺼번에 밀려왔기 때문이다. 남편은 괜찮다고, 반지는 다시 맞추면 된다고 나를 위로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세상에 똑같은 반지는 있을지 몰라도, 우리의 추억이 담긴 그 반지는 다시는 찾을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