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이 있나요
* 극에 대한 일부 줄거리나 스포가 있을 수 있지만 지극히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해석을 전하는 글입니다. 전부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으셔도 되고, 생각이 다르다면 다른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연극 그 자체로 사랑이니까요. 그럼 시작합니다:)
사람은 사랑을 통해 성장한다.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그리고 연인과 나누는 사랑. 여러 종류의 사랑 안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 루벤과 마리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당신의 사랑이야기.
오늘의 이야기는 진부할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부분이기에 한 번쯤 꼭 전하고 싶었다. 바로 타인을 사랑하고 또 사랑받으려면 먼저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전제해야 한다는 것. 자기개발서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렇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세상 또한 좋고 예쁘기만 하지 않다. 사람은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 때론 우울과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기애’가 중요하다.
내 안의 어두운 감정을 숨길지, 있는 그대로 상대방에게 보여줄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나를 한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그(또는 그녀)에게 내면의 어둠을 드러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못난 내 모습을 보고 떠나가지 않을까 불안하고 그 없이 혼자 살아갈 날들이 걱정될 수 있다. 당연하다.
하지만 슬프게도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만들어 갈 수 있는 관계에는 한계가 있다. 상대방에게 엉뚱한 화풀이나 괜한 꼬장이 아닌 감정 그대로의 화, 슬픔, 우울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내 마음속을 채우고 있는 어둠과 슬픔을 제대로 알아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
“화가 나면 그냥 나는 거지, 감정에 이유가 어디 있겠냐”라고? 이게 바로 꼬장이다.
우린 우리가 느끼는 그 감정의 이유를 알고 있다. 왜 창피한지, 왜 슬픈지, 왜 아픈지, 왜 우울한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본인은 알고 있다. 그게 사소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내가 창피해서 외면하는 것일 뿐. 외면하면 할수록 답답해지고, 괜히 남에게 짜증만 늘어놓는다.
결국 내가 나의 어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왜곡되지 않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순수한 어둠’이라고 부르고 싶다. 감정 그대로의 ‘순수한 어둠’을 보여줘야 진짜 내 모습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
연극 속 두 사람은 어떨까. 어릴 적 시력을 잃고 마음을 굳게 닫은 루벤, 얼굴과 몸에 난 상처들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고 자기 존재를 부정 당한 마리.
루벤은 시력을 잃고 앞을 볼 수 없게 되자 괴로워하며 마음의 문을 닫고 스스로를 작은 방에 가뒀다.
그는 마리를 만났고 사랑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것보다 소중한 것들을 알게 되고 조금씩 달라졌다. 그에게 마리는 진정한 사랑이었다.
하지만, 눈으로 세상을 보는 우리는 타인의 기준에 ‘나’를 잃어버리고 자책하며 마음을 닫아버린다. 여기에서 내면의 어둠은 스멀스멀 자라난다.
그 어두운 감정 덩어리를 걷어 내지도, 돌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창피하고 흉측하다고 치부해 외면하고 만다.
내가 나를 외면하는데 어찌 남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받길 바라고 사랑 받길 바랄 수 있을까. 우리가 사랑을 어려워하는 것, 좋은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수 있다.
우리는 아직 완전하지 못한 바보같은 어른이고, 스스로를 돌보는 것조차 어려운 ‘블라인드’이니까.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마음속 블라인드를 걷어낼지 말지... 물론, 놓친 사랑으로 인해 받게 될 상처는 당신 안에 또 다른 자책이 되어 어둠으로 자리 잡는 다는 것도 잊지 말길 바란다.
#박은석 #이재균 #김정민 #정운선 #이영숙 #김정영 #나인스토리 #수현재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