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내 인생의 가장 큰 변곡점을 맞이했던 해로 기억이 될 것이다.
10월 31일을 근무를 마지막으로 나는 5번째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자의였다고 할 수 없는 희망퇴직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치졸함을 목격했으며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누군가의 바닥도 봐야 했다.
내 동료가 나가지 않으면 내가 지목될 수밖에 없는 러시안룰렛 게임 같은 상황도 지켜봐야 했다.
퇴사하고 그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났다.
누군가는 나의 퇴직금의 금액이 궁금했고
누군가는 남일 같지 않아 두려워했으며
대다수는 위로했고 잘했다고 용기를 주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이야기" 드라마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급작스럽게 퇴직을 해야 했던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퇴사 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첫 달은 기억조차 안 날 만큼 흘러갔다. 그냥 잠을 많이 잤다.
10시간씩 자는 나를 발견하고 먼저 퇴사한 언니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2달 동안 잠만 잤다며 정상이라고 했다.
두 번째 달을 현실을 적응하는 시간이었다. 12월이라는 연말의 분위기를 느낄 겨를도 없이 지나갔다.
세 번째 달을 보내고 있는 나는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
몇 군데 1차에서 떨어졌다.
그러고 나니 퍽 자신감이 떨어졌다.
나올 땐 그래도 자신만만했는데. 어디 가서 늘 인정받았는데.
요즘 취업난이 이 정도 일 줄 몰랐다.
IMF때 명퇴라는 45세 나이 근처에 퇴사를 했다는 걸 실감했다.
연차가 꽤 쌓였고 몸값도 많이 높아진 만큼 기대치가 높았다.
더 이상 물 경력이 쌓이기 전에 퇴사한 게 다행이다 싶다가도 후회가 스멀 고개를 든다.
그러다 브런치와 다이어리에 남긴 내 글을 읽으며 용기를 얻는다.
20대 때에도 큰 결심을 한 적이 있었고
30대 때에도 준비 없이 퇴사해서 가을을 맞았다.
40대 때에도 역시나 준비 없이 퇴사를 했고 가을과 겨울 보내고 있다.
과거의 내가 나에게 말했다.
"인생에서 보면 1년이란 시간은 작은 점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무슨 생각으로 이런 멋진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에게 다시 말해 줄 수 있다.
그러니 용기 잃지 말라고.
그래서 지금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훗날 또 언제가 방황하고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예전에도 그랬지만 잘 헤쳐 나왔다고 말해줘야 하니까.
하루하루 성실하게 지내기
순간에 최선을 다하기
결과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기
잘해 낼 거라고 스스로 믿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