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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Jun 20. 2020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달리기의 시작

나는 옛날에 '왜 최고로 강한 바둑 기사가 흰 수염이 긴 할아버지가 아니라 말끔한  젊은 사람인지'가 궁금했다. '바둑을 잘 두려면 경험이 많아야 하고, 경험은 세월에 비례해서 쌓이니, 나이가 많을수록 잘 두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의문은 우리나라 바둑의 초대 국수 조남철 선생이 했던 말을 듣고 풀렸다.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져 30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젊은 사람들에게 체력에서 밀린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등산이라도 하면서 체력을 기르는 사람이 승률이 높다."
-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나에게 달리기란 지하철을 놓치기 직전, 횡단보도의 초록불이 깜빡일 때,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위였다. 나의 의지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달려야 하는 상황은 매우 다급했기 때문에 늘 최대치 속력을 내서 달렸다. 그래서 늘 달린 후 가뿐 숨을 몰아쉬는 후유증을 경험했고 달리기는 힘들 일이라는 생각이었다.

어릴 때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달리기는 타인의 강요로 해야만 했던 유쾌하지 않은 일이었다. 체력을 측정하기 위해 100m 달리기, 오래 달리기를 억지로 하거나 체육 시간 선생님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운동장을 달린 유쾌하지 않은 기억뿐이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달리기를 하게 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30대 후반으로 들어섰던 작년부터 체력적의 부침을 자주 느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체력이 안돼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느끼는 순간이 자주 있었다. 체력의 하락은 자신감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전적인 일이 주어졌을 때, '내 체력이 이런데 저 일을 할 수 있을까.'부터 생각했다.

그때부터 마음속에는 건강하고 체력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갈망이 싹텄다. 하지만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기는 어려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온갖 핑계를 대며 미루기 쉬웠고 하지 않아도 당장은 큰 문제가 되지 않다 보니 우선순위에도 쉽게 밀렸다. 그래도 의지를 가지고 1주일에 한 번씩 헬스장에 갔고 트레이드밀 위로 올라가 빨리 걷기를 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헬스장도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했다. 헬스장에 가는 일이 두려워지면서 그마저도 그만두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인스타로 팔로우하던 임경선 작가님이 런데이 앱으로 달리기를 시작했고 달린 후기를 올려 주셨다. 그 글을 읽으며 그 날의 풍경과 감상을 같이 공감했고 달리는 일이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라 재밌는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작가님은 오늘 운동해서 좋은 것은 내일 운동가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셨지만... 대망의 8주 차 마지막 달리기를 완료했을 때 허무하다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나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런데이 앱을 검색해서 설치했고 이튿날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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