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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Jul 05. 2020

[런데이 2주 차] 내 페이스로 달린다.

지난번 자전거 도로의 위험성을 경험하고 어디를 달리면 좋을까 하고 동네를 물색했다. 마침 집 근처 7분 거리에 교통공원이 있어서 그곳에서 달려 보기로 했다.


충분히 물을 마시고 8시쯤 문밖을 나섰다. 천천히 걷는 5분 동안은 공원까지 걸어가고 인터벌 운동을 하는 동안 공원을 돌 생각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공사 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지나쳤다. 출근길에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지나쳤던 공원을 운동을 목적으로 걸어 가 보니 거리가 짧게 느껴졌다. 교통 공원은 이름 답게 곳곳에 교통 신호등, 표지판이 곳곳에 놓여 있다. 드 높은 나무 사이 길은 약간의 언덕과 내리막이 있다. 출근을 서두르는 사람이 간간히 있을 뿐 길은 한적하다. 


2주 차를 완료하면 30초씩 늘려가면서 2분 동안 달릴 수 있게 된다. 첫날 1분 달린 것의 2배로 늘어났다. 내가 2분간 무리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한 가지 달라진 점은 긴급한 순간에도 내 페이스대로 달리게 됐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호등의 파란불이 10초 남았다고 했을 때 전처럼 서둘러 전력질주 하지 않는다. 나의 페이스는 못해도 10이다. 1km 10분에 뛰는 속도이다. 역산해보면 100m를 가는데 1분(즉 60초)이 걸린다. 한번 더 나누면 10m를 가는데 6초가 걸린다. 그러니 전혀 조급 할 필요가 없다. 천천의 나의 속도로 달려도 충분히 건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내 속도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유가 생겼다. 예전처럼 전력 질주하고 가뿐 숨을 내몰아 쉬지 않아도 된다. 내가 달릴 수 있는 시간보다 더 짧게 남았다면 무리하게 달리지 않는다 다음 신호를 기다린다. 이것이 2주 차 달리기를 하고 나서 나의 일상을 바꾼 사소한 지점이다.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고 무리하게 달리기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몸의 상태를 눈여겨보게 됐다. 달리면 신체에 불편한 부분이 먼저 아프다. 어떤 날은 오른쪽 무릎이 또 다른 날에는 왼쪽 무릎이 쑤시기도 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있었던 날은 어깨가 불편하다. 또 자세를 나쁘게 해서 달리거나 평소보다 무리해서 달리면 다음날 특정 부위에 근육통이 온다. 그러면 자세가 안 좋았구나, 숨이 너무 찼구나 그런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런 날은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고 충분히 쉰다. 코치에 말에 따라 무엇보다 잘 챙겨 먹는다. 


2주 차 달리기를 마친 5월 30일 긴팔을 입기에는 날씨가 더워졌다. 성큼 여름이 다가왔다. 2주 차에 운동화와 복장에 대해 런데이 앱 코치가 이야기를 한다. 평소 전혀 관심 없던 운동복을 검색했다. 러닝 양말, 러닝 바지와 티, 스포츠브라 이런 용품을 알아보고 구매했다. 택배가 기다려진다. 돈을 들였으니 8주 동안은 어찌 됐든 완주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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