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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Jul 13. 2020

[런데이 3주 차] 페이스를 잃은 고통의 달리기

교통 공원도 좋은 러닝 장소이지만 쭉 뻗은 길이 아니라 아쉬웠다. 새로운 러닝 코스를 물색했다. 아파트 단지 샛길로 빠지면 이전에 달렸던 자전거 도로를 만나게 된다. 그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면 큰 공터가 있는데 그 공터를 끼고 작은 하천이 흐른다. 하천을 따라 작은 공원까지 길이 이어져 있다. 가끔 산책으로 걷던 길인데 오늘은 그 코스를 달렸다.


가는 길에 산책 나온 강아지를 만났다. 나를 보고 꼬리를 친다. 속도를 조금 올려 그 자리를 피했다. 공원에 도착해서 주변을 돌았다. 평평한 길이라 뛰기 좋았다. 공원을 돌고 있을 때 산책 나온 강아지를 마주했다. 목줄은 채워져 있으나 줄은 자기 멋대로 강아지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주인은 신나게 강아지와 뛰어 놀기 바빴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강아지를 피해 달리기 바빴다. 

그렇게 숨바꼭질하듯 한참 달리고 있을 때 갑자기 오른쪽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밥 먹고 난 뒤 급하게 뛰었을 때처럼 콕콕 쑤셨다. 어디가 아픈 건가 싶어서 살짝 걱정돼서 거의 걷다시피 한 속도로 살살 뛰었다. 그렇게 천천히 뛰다 보니 조금씩 통증이 가라앉았았다. 낯선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강아지를 피해 달리다 보니 자꾸 신경이 쓰였다. 결국 예상 시간보다 일찍 자리를 떴다.


왜 갑자기 통증을 느끼고 숨쉬기가 힘들었는지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런데이 앱 코치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코치는 강아지를 마주하게 되는 길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마주한 강아지를 피하려고 하다 보면 자신의 페이스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페이스를 잃게 되면 호흡 패턴도 잃게 되고 호흡 부족으로 옆구리에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날의 나의 통증도 그 이유였다. 두 번이나 강아지를 마주하게 되었고 신경을 쓰다 보니 페이스를 완전히 잃어버렸던 것이다. 

그 후로 강아지가 있는 코스로는 달리지 않는다. 또 옆구리가 욱신한 느낌이 들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도록 깊은숨을 내쉰다. 그러면 통증이 점차 사라졌다.


3주 차 첫 달리기를 마치고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맛있는 흑임자 라떼를 마셨다. 2분 30초 달릴 수 있게 된 나에게 주는 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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