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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Dec 19. 2020

왼발이 오른쪽보다 크고 넓은 편

나이키에서 대대적인 세일을 하길래 평소 신고 싶었던 러닝화를 주문했다. 신고 있던 러닝화가 온라인으로 구매한 나이키 제품이었고 별문제 없이 잘 신고 있었기 때문에 신어보지도 않고 주문했다.


운동화가 택배 박스에 싸여 도착하던 날, 기쁜 마음으로 신어보고 다음날 있을 마라톤에 새 러닝화를 신고 달릴지 훈련 때 신은 러닝화를 신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 잠들었다. 다음날, 짧은 거리인데 별일 있겠냐는 생각으로 덜컥 새 운동화를 신고 마라톤에 참가했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어서도 힘들었지만 새신을 신고 달리 평소에는 안 아팠던 발목이 아파왔다. 처음에는 참을만했는데 점차 참기가 어려워서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5km를 가까스로 완주했다.

기대한 만큼 실망이 컸다. 그리고 예전 운동화를 다시 꺼내 신고 달렸다. 그 운동화로 300km 정도 달렸는데 평소 신고 다녔던 터라 마모가 빨리 됐는지 새 운동화의 쿠션감과 비교해 봤을 때 딱딱한 느낌 들었다. 새 운동화를 사긴 해야겠는데 싶어서 러닝화로 유명한 브랜드를 찾아봤다. 여러 제품 브랜드 중에서 발 측정을 해주고 운동화 추천 받을 수 있는 곳이 근처에 있길래 바로 연락했다. 그리고 며칠 뒤 매장을 방문했다. 이번만큼은 직접 신어보고 사리라.


운동화를 살 때 먼저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골랐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발 사이즈를 대략 이야기해주고 몇 개를 신어 보고 골랐다. 매장에서 몇 발자국 걸어보고 잘 맞네 이쁘네. 그러면 그만이었다. 사이즈를 알게 되고 나서는 온라인으로 디자인이 예쁜 운동화를 골라서 신었다. 신발이라는 건 편리함보다는 디자인이 우선인 필수품 아니었나. 내 발은 나이키 기준으로 245mm가 잘 맞았기 때문에 그게 내 발 사이즈라고 알고 살았다.


그런데 매장에 도착해서 내 발을 측정했을 때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내 왼발이 오른발보다 4mm나 크다는 사실! 그동안 나의 오른발은 5mm나 맞지 않은 신발은 신어왔던 것이다. 발볼이 보통 사람보다 넓어서 좁은 운동화는 한치수 크게 신어야 했던 점도 이해가 됐다. 발 측정 후에 러닝머신에 올라가서 평소 걷는 모습을 촬영해서 딛는 부위, 걸음걸이를 분석해서 맞는 운동화를 골라주셨다. 딛는 면적이 오른발과 왼발이 달라서 왼발과 오른발에 각각 잘 맞는 운동화 2개를 골라주셨다. 신고 러닝머신에 올라가서 직접 달려보면서  잘 맞는지 확인했다. 달렸을 때 불편함이 없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한 가지를 골랐다. 꽤 비싼 가격이었지만 내 발에 맞춘 운동화를 꼭 구입하고 싶었기에 샀다.


신발은 오래, 편하게 걷기 위해서 만들어졌을 텐데 어쩌다가 디자인만 보고 불편함을 감수하 신었나 싶다. 사람의 얼굴이 제각기 다르듯 사람 걸음도 각 다르다각이 들었다. 십 일 자로 걷는 사람, 팔자로 걷는 사람, 안으로 걷는 사람. 발을 디딜 때 안쪽을 먼저 딛는 사람, 밖을 딛는 사람, 또 앞이 먼저 닫거나 뒤꿈치가 먼저 닫는 사람 등등. 같이 갔던 친구도 분석을 받았는데 나와 다르게 나이키 운동화가 잘 맞는 이라고 했다.


디자인이 아닌 내 발을 먼저 생각한 운동화를 손에 들고 집에 돌아오며 그동안 버렸던 운동화를 생각했다.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거야라고 생각하 참고 신었던 운동화. 그래서 물집 잡히고 까지게 만들었던 신발. 왜 그것을 당연한 일로 여겼을까. 앞으로는 발을 먼저 생각하고 잘 맞는 신발을 구입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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