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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개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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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잇독 Dec 15. 2018

# 댕댕이 시바

댕댕이가 개를 귀엽게 지칭하는 표현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대'와 '머'의 한글 모양이 비슷해서 생겨난 인터넷 용어란 것을 알고 웃음이 났다. 누가 처음 생각했는지 참 기발하다.


댕댕이 = 멍멍이


바야흐로 반려동물 천국의 시대다. 욕이나 비하, 폄하에 쓰이던 동물들에 대한 용어가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반갑고 환영할만한 흐름이다. 갈수록 각박하고 삭막해져 가는 도시의 생활이 위주인 한국에서, 컴퓨터 및 전자기기가 아닌 온전한 자연 그대로의 생물을 통하여 유흥과 즐거움 및 감동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필시 좋은 현상이다.


시바견에 대한 언어유희도 그중에 하나다. 단순히 그 이름이 우리에게 익숙한 그 무엇인가에 비슷해서만은 아니다. 이 개가 가지고 있는 외모나 표정에서 귀여움과 재미가 유발되기 때문이며, 그를 통해 부정적 용어로 쓰이던 단어를 재미로 승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토종 품종이 아니라는 것, 더욱이 그것이 일본이라는 점을 들 수 있지만, '시바' 개가 무슨 잘못이랴.


오히려 인간의 유익을 위해 사냥을 돕는 용도로 기르던 품종을 현대 시대에서도 집 안에서 반려동물로 함께 할 수 있게끔 유지 및 보존한 점은 높이 평가하고 배워야 할 점이다. 더욱이 일본뿐 아니라 서구 지역에서도 시바견은 반려견으로 많이 키워진다. 개인적으로도, 주변 미국인들이 시바견을 키우는 것을 볼 때 솔직히 부러운 마음이 든다. 우리나라 품종이 반려견으로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우리나라 토종견의 대표주자 진돗개를 말하자면, 반려동물로 함께 하기엔 꽤나 까다로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 주인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점은, 우리나라 문화와 사고방식으로는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주인 외에는 말을 잘 안 듣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다는 것은 반려견으로서는 치명적 단점이다. 골든 리트리버가 반려견으로 사랑받는 이유와 정확히 반대 선상에 위치한다.


야생 여우도 비교적 단 시간에 가축화를 시키는 마당에 진돗개라고 그렇게 못할 법은 없다. 반려견으로 적합하게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이기 때문에 진돗개 고유의 특성을 유지, 보존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인지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시바 댕댕이는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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