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잇독 Jan 04. 2019

안녕이란 말이 어색해서

안녕이란 인사가 어색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모두에게 그랬다.

어른들께 안녕하세요는 잘했다.

유치원은 안 다녔어도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건 아니니까.


친구들끼리 안녕이란 인사는 왜 어색했을까.

학창시절 오해를 많이 샀다.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다잡고 어색하지만 손을 흔들어 보았다.

그리고 쉽지 않은 한마디.


안녕?


응. 안녕.


스무살이 되기 전에 연습을 시작한 건 다행이었다.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스스로 만족할만큼은 되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수줍음이었는지, 단지 2차 성징의 후유증이었는지.


나이를 충분히 많이 먹었는데도 인사를 잘 못하는 사람을 본다.

간혹 사람들의 수군거림 또는 볼멘소리를 듣는다.

묘한 동질감과 함께 안쓰러움을 느낀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안쓰러움이란 표현은 쓰자마자 오만한 마음이란 생각이 든다.

미안하다.

별반 차이없는 사람끼리.


아내는 인사를 잘 한다.

나는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모자라다.

그녀는 나의 부족함을 채워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LG 세탁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